고래가 나를 바라보던
바다 한가운데 왔을 때
고래는 죽어 있었다.
바다가 처음 터트린 울음처럼
별일 없겠지
바다가 푸르니
고래도 푸르겠구나.
푸른빛에는 불안이 오지 않는다.
바다는 우리 것이어서
섬과 섬은 엉킬 수가 없어서
위로가 된다고
고래는 눈을 떼어주며 붙잡았지만
내 것 없이 사는 건
부끄러움과 권태가 자랑이다
바다에 드니 알겠다.
깊은 바다일수록 같이 꿈을 견딘다.
자기 것이 많은 사람들과
색이 없는 저녁을 먹고
빛과 그림자처럼 섞을 수 없는 말을 하고
모욕, 두려움, 혼잡으로
위대하지 않은 하루는 없었는데
바다에 드니 알겠다.
깊은 바다일수록 같이 꿈을 견딘다.
기억에 남는 건 푸른 바다 고래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