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까맣게도 나를 잊었구나
꿈에서 너는 커다란 낯선 이가 되어
나를 잡았지, 안았지
커다란 손이 나를
침묵에 담긴 눈 깊이
떠나갈 소식이 잔잔히
내게 닿았지, 아팠지
까만 세상에도 손을 잡았구나
잠 같은 삶은 사무친 외로움이 되어
나를 놓았지 떠났지
얼굴 없는 나와 몰래 나누던 대화 끝
돌연히 화내며 단호히
나를 놓았지 쉼조차 없이
알지 못한 사랑의 마음이 드러나 버린 건
검게 변한 지나친 상상이 바닥나버린 걸 안
나만의 반복될 유리성
깨져도 날 안고 놓지 않았지
내가 까맣게도 나를 잊었구나
어릴 적 맡은 집이라 느꼈던 향에서
너를 찾았지 만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