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에서 돌아갈까보다
차를 타고 달려온 길을
터벅터벅 걸어서
터벅터벅 걸어서
보지 못한 꽃도 구경하고
듣지 못한 새소리도 들으면서
낯익은 얼굴들 나를 보고는
다들 외면하겠지
나는 노여워하지 않을 테다
너무 오래 혼자 달려왔으니까
부끄러워하지도 않을 테다
부끄러워하지도 않을 테다
않을 테다
내 손에 들린 가방이 텅 비었더라도
그동안 내가 모으고 쌓은 것이
한줌의 모래밖에 안된다고
새삼 알게 되더라도
나는 노여워하지 않을 테다
너무 오래 혼자 달려왔으니까
부끄러워하지도 않을 테다
부끄러워하지도 않을 테다
않을 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