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돈자 Aldonza

김선영

엄마얼굴도 몰라 날 버리고 간 여자
춥고 배고파 울지도 못했어
탓하지 않아 죽는게 백배낫다 믿고서 그랬겠지
아버진 누구냐고 숙녀라면 당연히 자랑스런 아버지 있겠지 이걸어쩐다 난 그잘난 아버지 이름도 성도 몰라
당연한거 아냐 내가 이꼴로 산다는게
아무생각없이 아무하고나 하는 여자
숙녀라면 지킬 예의란게 있다지만 난 그런거 따지고 못살어 마굿간에 자빠져 그짓을 하면서 예의는 무슨 예의
잘좀 봐봐요 나를 좀 똑바로 보라고 땀 찔찔 흘리는 부엌떼기 똥통에서 태어나 여기에서 죽겠지 따먹기 쉬운 여자
내가 당신 눈에 창녀처럼만 보인다면 조금만 더 써봐
원하는데로 다 해줄게
당신은 내게 꿈같은 환상을 얘기해 나한테 없는 허냐 떽도 없는 꿈꿔서 뭐해 날 짓밟고 지나간 수많은 놈중에 당신이
당신은 나를 절망으로 가득 채웠지 분노만 있었던 이자리에 날 짓밟고 가는건 참을수 있으니 꿈꾸게 하지좀마
제발좀 그만해 레이디 둘시네아 따위 나는 아니야 나는 그저 창녀 알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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