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언제나 고독의 친구였다

최백호

버릴 수 있나 버릴 수 있나
헛된 자존심과 이기심의 허물
버릴 수 있나 아무렇게나
나를 방관하던 자유로움을

시작할 텐가 시작할 텐가
내가 충고하네 성급하지 말게
시작할 텐가 부탁하네
값싼 외로움 앞에 존재를 잃지 말게

사랑은 언제나 고독의 친구였던 거지
고독은 사랑을 부르고 목 말라 했던 거지

<간주
기억하는가 기억하는가
결국 이상들은 사라지고 말지
기억하는가 현실이란
정말 잔인하게 단꿈을 깨우지

텅 빈 방안을 울리는
멜로디에 눈물을 삼킨 날
잊으려고 했지만
이렇게 이렇게 다시 저려오네

사랑은 언제나 고독의 친구였던 거지
고독은 사랑을 부르고 목 말라 했던 거지

사랑은 눈물이 고독은 타버린 재가 되어
흐르고 흩날려서 언젠간
서로를 어루만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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