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다 걷는다
누가 날 모르는 그 곳
걷는다 걷는다
내 그림자가 비추는 길로
얼굴로 바람을 만지며
혼자 우두커니 풍향계처럼
둘러봐도 보이는 모든 것은
흘러가는 뒷모습의 날
걷는다 걷는다
내가 날 모르는 그 곳
걷는다 걷는다
몸으로 바람을 가르며
석양에 젖어 끝이 지워진 길
아주 오래전 기억이 떠올라
낯선 하늘 검붉어 지는 등 뒤를
고개 돌려 오래 바라보지만
걷는다 걷는다
가지 못한 수 많았던 그 곳
걷는다 걷는다
거울을 만나기 위해
낮은 우주에 별이 뜨는 소리에
몇 생애 전의 기억이 떠올라
깊은 어둠에 스미는 내 그림자
자꾸 고개 돌려 바라보지만
걷는다 걷는다
내 그림자가 비추는 길로
걷는다 걷는다
거울을 만나기 위해
얼굴로 바람을 만지며
혼자 우두커니 시계탑처럼
둘러봐도 보이는 모든 것은
흘러가는 뒷모습의 날
걷는다 걷는다
내 그림자가 비추는 길로
걷는다 걷는다
거울을 만나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