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해운대

지조

여행을 떠나자 단 둘이서 준비물 없이 타고 가는 기차
안에서 나는 너를 안겠어

갈까 말까 하지 마 망설임 없이 나와 같이 가
날 추우니까 멋은 내지 마 꽁꽁 싸매와도 넌 예쁘니까
황금빛 모래 위 우리 둘만의 글자를 긋고 싶어
푸른 파도의 채찍질과 이 노랠 같이 듣고 싶어

걷고 나면 지워지는 발자국
실패는 파도에게 맡기자고
우린 그냥 걸으면 돼
신발에 모래쯤 묻어도 그저 너그럽게
여름이 아니면 어때 겨울이 차분하고 훨씬 한적해
추우면 따뜻한 거 가져올게 우리 좀 더 보고 갈래

여행을 떠나자 단 둘이서 준비물 없이 타고 가는 기차
안에서 나는 너를 안겠어

집에 둔 바쁨이란 잡념 잠시만은 서울은 안녕
숨차게 일상 위를 달려왔던 네 짐들을
오늘은 바다에 날려
엉켜버린 두루마리 휴지처럼
시간을 되돌리기는 참 어려워
그래서 오늘만은 기억해 사진은 나중에 찍고
내 두 눈에 담을래
지평선이 삼켜버린 해 하루도 강처럼 흘러버리네
조금 더 놀고 싶은 어린애처럼 졸라도
바뀌지 않는 겨울 해운대
저녁엔 어떤 일을 할까 부산인데 회 먹으러 갈까
어차피 늦어서 집에 오늘은 못 가
오늘은 all night alright

너와 단 둘이서 해변 위에 있어
여기는 겨울 해운대
너와 단 둘이서 해변 위에 있어
바다와 함께 노래해
흥에 겨워 나나 나나 나나 나나
여기는 겨울 해운대

여행을 떠나자 단 둘이서 준비물 없이 타고 가는 기차
안에서 나는 너를 안겠어

오늘 밤
떠나자
Feel so tight

오늘 밤
떠나자
Feel so t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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