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시나요 얼마나 먹어댔는지
먹어 보면 자꾸 배가 나와서
차마 음식 바라보지 못하고
외면해야 했던 나였음을
드시나요 얼마나 먹어었는지
그대 오가는 그 길목에 숨어
찌꺼기남은 짜장면이라도
힘껏 먹으려고 한참을 서성인 나였음을
왜 그것 밖에 못먹냐고 물으신다면
먹다체해서 아무 대답도 못하잖아요
그저 아무것도 그댄 모른채
지금처럼 먹기만하면되요
음식 그리고 나
드시나요 얼마나 배고팠는지
먹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서
먹지 못하는 병이라도 들면
그땐 먹어 볼 수 있을까요
모르셨죠 이렇게 아픈 내 뱃살
끝내 모르셔도 난 괜찮아요
음식 향한 그리움의 힘으로 살아왔던거죠
음식이 없으면 나도 없죠
몇 번을 다시 먹어보고 다시 먹어도
처음 먹었던 이세상 만한 곳은 없겠죠
여기 이세상이 아름다운 건
음식을 먹을 흔적들 때문에 아마
슬픈 음식이 같은 하늘 아래
그대와 내가 함께 먹어논 마지막 날인걸
그대 드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