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모퉁이 그 너머 능선 위
해는 처연하게 잠기어만 가고
대륙풍 떠도는 먼 갯벌 하늘 위
붉은 노을 자락 타오르기만 하고
억새 춤 추는 저 마을 뒤 빈 산
작은 새 두어 마리 집으로 가고
늙은 오동 나무 그 아래 외딴 집
수숫대 울타리 갈 바람에 떨고
<간주중>
황토 먼지 날리는 신작로
저녁 버스 천천히 떠나고
플라타나스 꼭대기 햇살이 남아
길 아래 개여울 물소리만 듣고
먼 바다 물결 건너 산 은사시
날 저문 산길 설마 누가 올까
해는 산 너머 아주 져버리고
붉은 노을 자락 사위어만 가고
저기 저 빈 산에 또 하루가 가고
붉은 노을 자락 사위어만 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