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를 갸우뚱하는
해달 씨를 보며 뭔가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느꼈는지 양이 서둘러
수달을 향해 달려갑니다.
“어머니, 아버지? 일단
진정하시고 제 얘기부터
들어보시면….”
“내 새끼 털이 왜 이래?”
“저 잠깐 제가 자초지종을
설명 드리자면.”
분노가 가득한 얼굴로
노려보는 수달의 눈빛에
말문이 막힌 양이
한 걸음 뒤로 물러납니다.
해맑은 표정으로
해달이 말합니다.
“그냥 자르고 싶어서 잘랐어!”
“아니 넌 보송보송한
머리털이 매력 포인트인데
그걸 자르면 어떡해?
물론 이것도 말도
안 되게 귀엽지만 그게
중요한 게 아니고, 누가
이렇게 잘라 놨어?”
“어머니, 제가 자르긴
했는데, 이게 어떻게 된 거냐면-”
“허락도 안 맡고 애 머리를
이 꼴로 만들어버리면
어떻게 해요!”
해달 씨의 엄마 아빠가
동시에 고함을 내지른 통에
가게가 우르르 흔들립니다.
저는 앞발로 두 귀를 막은 채
조용히 뒤로 물러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건
제가 아니라 양 녀석이니
말입니다.
“너도! 아무리 상처를 받았어도
엄마 아빠가 정성으로
다듬은 털을 어떻게
이렇게 함부로!”
하고 말하던 엄마 수달 씨가
입을 두 손으로 막으며 충격에
빠진 얼굴로 속삭입니다.
“너… 설마 엄마 아빠가
널 입양했다고 네 마음대로
뭐든 해도 된다고 생각해서,
엄마 아빠는 아무 자격도
없다는 그런 뜻으로…
털을 마음대로 잘라버린 거야?”
“응? 그게 무슨 말이야? 입양?”
사색이 된 양이 저를 바라봅니다.
방금 기억을 잘라낸 것이
아무 의미 없는 일이 되고
말았군요.
“맞잖아! 입양 서류를 던지고
뛰쳐나가더니, 지금 엄마 아빠
보라고 반항하는 거 아냐?”
“여보 진정해.”
“무슨 소리 하는 거야, 엄마.”
“모른 척하지 마! 엄마도 다 알아,
네가 어떤 기분일지! 다 아니까
억지로 모른 척하지 않아도 돼!”
흥분한 엄마 수달 씨를 말리려는 듯
아빠 수달 씨가 앞으로 나섰지만,
엄마 수달 씨의 힘을 이기지
못하고 뒤로 다시 밀려납니다.
해달 씨는 이게 다 무슨
일인가 싶은 얼굴로 우리와
엄마 아빠를 번갈아 바라봅니다.
“엄마가 미리 얘기를 못 한 건
미안해! 하지만 너를 입양했다는
사실을 말하지 못한 건!”
말을 잇지 못하고 엄마 수달 씨가
울음을 터트립니다. 사나운
아마존 수달도 우는 모습은
어린아이 같군요. 해달 씨는
어리둥절한 얼굴로 가족들을
바라보고, 양은 이마를 짚은 채
테이블에 주저앉습니다. 저는
물끄러미 이 상황이 어떻게
수습되는 걸까 생각에 잠깁니다.
한참 울고 있는 엄마 수달 씨의
등을 아빠 수달 씨가 토닥거립니다.
해달 씨도 대충 이 상황을
이해한 듯 양을 보며 중얼거립니다.
“제가 잘라 달라는 기억이
이거였어요…?”
양은 고개를 푹 숙인 채
끄덕입니다.
한참 울음을 그치지 못하던
엄마 수달이 나직하게
속삭입니다.
“겁이 났어…”
“….”
“네가 알게 되면 엄마 아빠를
더는 사랑하지 않을까 봐.”
엄마 수달의 눈동자에 가득
찬 것은 분노도 당황도
아닌 지극한 슬픔입니다.
“사실을 알게 되면 엄마로
인정받지 못하게 될까 봐….
네게 미움받게 될까 봐….”
“엄마…”
“모른 척했단다… 말할 기회가
분명 있었는데도….”
해달 씨의 얼굴에 슬픔과
혼란, 애틋함과 그리움이
동시에 떠오릅니다.
“늘 말해주고 싶었어.
처음 만났던 그날부터
지금까지 한순간도 빠짐없이
널 사랑해 왔다고… 너는
하나뿐인 내 아들이라고….”
잠시 무거운 정적이 식당
안을 메웁니다. 묵묵히 아내를
달래던 아빠 수달이 어렵게
입을 엽니다.
“엄마는 말을 하자고 했었다.
그런데 아빠가 반대했지.
조금 더 네가 자랄 때까지,
조금 더 네가 어른이 될 때까지
미루자고. 그게 네게
큰 상처를 줬구나. 네가 받을
상처까지 품고 기다릴 생각을
해야 했는데. 미안하다, 아들.
엄마 아빠도 서툴렀어.”
가만히 고개를 숙이고 있던
해달이 자리에서 몸을 일으킵니다.
죄지은 듯 서 있는 엄마 아빠에게
또박또박 걸어간 해달이 고개를
들고 두 수달을 봅니다. 눈물이
또르륵 해달의 옆얼굴을 타고
흘러내립니다.
“엄마, 아빠.”
누가 뭐라 할 새도 없이 두 수달과
한 해달, 아니 한 가족이
서로를 꼭 끌어안습니다.
역시 누가 봐도 다르게 생겼군요.
아빠 쪽이 조금 더 순한 인상이긴
하지만, 둘은 아마존 수달다운
용맹한 얼굴, 해달 쪽은 개미
한 마리 못 밟을 것 같은
순하디순하고 맹한 얼굴.
이토록 생김새가 다른데도
한 번도 태생을 의심해 본
적이 없었다면, 아마도 그건
신경 쓸 필요가 없는
사실이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고개를 갸우뚱하는
해달 씨를 보며 뭔가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느꼈는지 양이 서둘러
수달을 향해 달려갑니다.
“어머니, 아버지? 일단
진정하시고 제 얘기부터
들어보시면….”
“내 새끼 털이 왜 이래?”
“저 잠깐 제가 자초지종을
설명 드리자면.”
분노가 가득한 얼굴로
노려보는 수달의 눈빛에
말문이 막힌 양이
한 걸음 뒤로 물러납니다.
해맑은 표정으로
해달이 말합니다.
“그냥 자르고 싶어서 잘랐어!”
“아니 넌 보송보송한
머리털이 매력 포인트인데
그걸 자르면 어떡해?
물론 이것도 말도
안 되게 귀엽지만 그게
중요한 게 아니고, 누가
이렇게 잘라 놨어?”
“어머니, 제가 자르긴
했는데, 이게 어떻게 된 거냐면-”
“허락도 안 맡고 애 머리를
이 꼴로 만들어버리면
어떻게 해요!”
해달 씨의 엄마 아빠가
동시에 고함을 내지른 통에
가게가 우르르 흔들립니다.
저는 앞발로 두 귀를 막은 채
조용히 뒤로 물러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건
제가 아니라 양 녀석이니
말입니다.
“너도! 아무리 상처를 받았어도
엄마 아빠가 정성으로
다듬은 털을 어떻게
이렇게 함부로!”
하고 말하던 엄마 수달 씨가
입을 두 손으로 막으며 충격에
빠진 얼굴로 속삭입니다.
“너… 설마 엄마 아빠가
널 입양했다고 네 마음대로
뭐든 해도 된다고 생각해서,
엄마 아빠는 아무 자격도
없다는 그런 뜻으로…
털을 마음대로 잘라버린 거야?”
“응? 그게 무슨 말이야? 입양?”
사색이 된 양이 저를 바라봅니다.
방금 기억을 잘라낸 것이
아무 의미 없는 일이 되고
말았군요.
“맞잖아! 입양 서류를 던지고
뛰쳐나가더니, 지금 엄마 아빠
보라고 반항하는 거 아냐?”
“여보 진정해.”
“무슨 소리 하는 거야, 엄마.”
“모른 척하지 마! 엄마도 다 알아,
네가 어떤 기분일지! 다 아니까
억지로 모른 척하지 않아도 돼!”
흥분한 엄마 수달 씨를 말리려는 듯
아빠 수달 씨가 앞으로 나섰지만,
엄마 수달 씨의 힘을 이기지
못하고 뒤로 다시 밀려납니다.
해달 씨는 이게 다 무슨
일인가 싶은 얼굴로 우리와
엄마 아빠를 번갈아 바라봅니다.
“엄마가 미리 얘기를 못 한 건
미안해! 하지만 너를 입양했다는
사실을 말하지 못한 건!”
말을 잇지 못하고 엄마 수달 씨가
울음을 터트립니다. 사나운
아마존 수달도 우는 모습은
어린아이 같군요. 해달 씨는
어리둥절한 얼굴로 가족들을
바라보고, 양은 이마를 짚은 채
테이블에 주저앉습니다. 저는
물끄러미 이 상황이 어떻게
수습되는 걸까 생각에 잠깁니다.
한참 울고 있는 엄마 수달 씨의
등을 아빠 수달 씨가 토닥거립니다.
해달 씨도 대충 이 상황을
이해한 듯 양을 보며 중얼거립니다.
“제가 잘라 달라는 기억이
이거였어요…?”
양은 고개를 푹 숙인 채
끄덕입니다.
한참 울음을 그치지 못하던
엄마 수달이 나직하게
속삭입니다.
“겁이 났어…”
“….”
“네가 알게 되면 엄마 아빠를
더는 사랑하지 않을까 봐.”
엄마 수달의 눈동자에 가득
찬 것은 분노도 당황도
아닌 지극한 슬픔입니다.
“사실을 알게 되면 엄마로
인정받지 못하게 될까 봐….
네게 미움받게 될까 봐….”
“엄마…”
“모른 척했단다… 말할 기회가
분명 있었는데도….”
해달 씨의 얼굴에 슬픔과
혼란, 애틋함과 그리움이
동시에 떠오릅니다.
“늘 말해주고 싶었어.
처음 만났던 그날부터
지금까지 한순간도 빠짐없이
널 사랑해 왔다고… 너는
하나뿐인 내 아들이라고….”
잠시 무거운 정적이 식당
안을 메웁니다. 묵묵히 아내를
달래던 아빠 수달이 어렵게
입을 엽니다.
“엄마는 말을 하자고 했었다.
그런데 아빠가 반대했지.
조금 더 네가 자랄 때까지,
조금 더 네가 어른이 될 때까지
미루자고. 그게 네게
큰 상처를 줬구나. 네가 받을
상처까지 품고 기다릴 생각을
해야 했는데. 미안하다, 아들.
엄마 아빠도 서툴렀어.”
가만히 고개를 숙이고 있던
해달이 자리에서 몸을 일으킵니다.
죄지은 듯 서 있는 엄마 아빠에게
또박또박 걸어간 해달이 고개를
들고 두 수달을 봅니다. 눈물이
또르륵 해달의 옆얼굴을 타고
흘러내립니다.
“엄마, 아빠.”
누가 뭐라 할 새도 없이 두 수달과
한 해달, 아니 한 가족이
서로를 꼭 끌어안습니다.
역시 누가 봐도 다르게 생겼군요.
아빠 쪽이 조금 더 순한 인상이긴
하지만, 둘은 아마존 수달다운
용맹한 얼굴, 해달 쪽은 개미
한 마리 못 밟을 것 같은
순하디순하고 맹한 얼굴.
이토록 생김새가 다른데도
한 번도 태생을 의심해 본
적이 없었다면, 아마도 그건
신경 쓸 필요가 없는
사실이었기 때문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