녀석을 뒤로하고 다시
손님들을 바라보는데,
난관에 시달리고 있는
모르모트 씨와 비글 씨가
보이는 군요.
넣을 재료는 산더미인데
그걸 하나하나
저울에 재고 비커에 담아
계량하느라
진도가 나가지 않고 있습니다.
0.0000001mg까지 맞추려는
의지는 높이 사지만,
츄르는 그런 음식이
아닌데 말이죠.
살아온 환경이라는 걸
무시할 수는 없을 겁니다.
실험실에서는
당연한 일이었을 테니까요.
가서 좀 도와줘야겠군요.
저보다 먼저 답답함을 견디지
못했는지 해달 씨의
엄마가 모르모트 씨와
비글 씨의 식재료를 돌절구에
와르르 쏟아붓습니다.
“이게 무슨 짓이요! 남의 요리에다!”
“기다려 보세요!”
앙칼진 목소리. 역시 해달과는
전혀 닮지 않은
아마존 맹수의 눈빛입니다.
저도 모르게 움찔해
버린 모르모트 씨가
얼굴만 붉히고 있습니다.
그조차 귀엽지만 말이죠.
척척 재료들을 빻아
모조리 양푼에
옮겨 담은 엄마 수달은 장갑을
낀 손으로 반죽을 힘
있게 섞습니다.
“안돼…!”
경악을 하며 머리를 감싸 쥐는
모르모트 씨를 비글 씨가
겨우 진정시킵니다.
재료들은 순식간에 골고루 섞여 연한
살구색을 띱니다.
양푼이 가장자리에 묻은
반죽을 손으로
싹싹 긁어 정리한
엄마 수달이
모르모트 씨를 보며 말합니다.
“츄르 하나 잘못 담근다고
앞으로의 인생이
엉망이 되는 건 아니에요.
그러니까 신중한 것도
적당히 하세요.”
엄마 수달은 암울한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는
모르모트 씨의
입에 장갑에 묻은 츄르를
쏙 넣어줍니다.
츄르 맛을 본
모르모트 씨의 눈동자에
놀라움과 황홀함이 떠오릅니다.
사실 츄르는 저렇게 척척
만들어야 맛있는
음식인 게 사실이죠.
믿을 수 없다는 듯 모르모트 씨는
완성된 츄르를 몇 번이나 맛봅니다.
엄마 수달은 뿌듯한 얼굴로
가족들에게 돌아갑니다.
그리고 이내
머리부터 발끝까지 츄르 반죽을
뒤집어쓴 아들들을 확인하곤 어
두운 표정으로
바뀝니다.
“먹는 걸로 장난치는 거 아니라고
엄마가 말했지?”
“장난치는 거 아녜요!”
“맞아요, 우린 진지하다고요, 엄마!”
해달과 수달 형제는 자기가
좋아하는 재료를
넣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해달 씨는 바지락, 키조개,
모시조개, 새꼬막…
세상 모든 조개란 조개는 다 넣고,
동생 수달 쪽은 붕어, 잉어,
새우, 가재, 개구리 등 민
물에 사는
먹이들을 죄다
절구에 넣어 빻고 있습니다.
진정한 강과 바다의 만남이지만,
저라면 맛을 보는 것은
피하고 싶군요.
엄마 수달과 아빠
수달은 모든 걸 포기한
얼굴로 인자한
미소를 짓고 있습니다.
집중해서 요리를 하고 있는
손님들을 뒤로하고,
저도 준비된
재료를 절구에 넣습니다.
연꽃연어와 푸른 버섯,
숲고등어와
밭불가사리를 적당한
비율로 넣어 잘 빻고,
베이스 반죽에 골고루 섞습니다.
여기에 특별한
맛을 더하고 싶어 잘게 썬
홍새치뱃살과
투명 참치도 넣어줍니다.
모든 재료를 한 데 섞어
짤주머니에 담고
랩에 한 줄씩 길게 짜
차곡차곡 쌓아 통에 담습니다.
형용할 수 없는 맛있는
냄새가 입맛을 자극합니다.
이렇게 만든
츄르는 아주 낮은 온도에
얼려 겨우 내내
보관할 수 있습니다.
“와아- 맛있는 냄새!”
아기 고양이가 다가와
제가 만든
츄르에 코를 박고
킁킁거립니다.
버르장머리 없는 고양이도
맛있는 츄르를 맛볼
권리는 있는 거겠죠. 하나
남은 김치통에는
이걸 담아줘야겠습니다.
모두의 츄르가 익어가는 냄새가
골목에 가득하군요.
녀석을 뒤로하고 다시
손님들을 바라보는데,
난관에 시달리고 있는
모르모트 씨와 비글 씨가
보이는 군요.
넣을 재료는 산더미인데
그걸 하나하나
저울에 재고 비커에 담아
계량하느라
진도가 나가지 않고 있습니다.
0.0000001mg까지 맞추려는
의지는 높이 사지만,
츄르는 그런 음식이
아닌데 말이죠.
살아온 환경이라는 걸
무시할 수는 없을 겁니다.
실험실에서는
당연한 일이었을 테니까요.
가서 좀 도와줘야겠군요.
저보다 먼저 답답함을 견디지
못했는지 해달 씨의
엄마가 모르모트 씨와
비글 씨의 식재료를 돌절구에
와르르 쏟아붓습니다.
“이게 무슨 짓이요! 남의 요리에다!”
“기다려 보세요!”
앙칼진 목소리. 역시 해달과는
전혀 닮지 않은
아마존 맹수의 눈빛입니다.
저도 모르게 움찔해
버린 모르모트 씨가
얼굴만 붉히고 있습니다.
그조차 귀엽지만 말이죠.
척척 재료들을 빻아
모조리 양푼에
옮겨 담은 엄마 수달은 장갑을
낀 손으로 반죽을 힘
있게 섞습니다.
“안돼…!”
경악을 하며 머리를 감싸 쥐는
모르모트 씨를 비글 씨가
겨우 진정시킵니다.
재료들은 순식간에 골고루 섞여 연한
살구색을 띱니다.
양푼이 가장자리에 묻은
반죽을 손으로
싹싹 긁어 정리한
엄마 수달이
모르모트 씨를 보며 말합니다.
“츄르 하나 잘못 담근다고
앞으로의 인생이
엉망이 되는 건 아니에요.
그러니까 신중한 것도
적당히 하세요.”
엄마 수달은 암울한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는
모르모트 씨의
입에 장갑에 묻은 츄르를
쏙 넣어줍니다.
츄르 맛을 본
모르모트 씨의 눈동자에
놀라움과 황홀함이 떠오릅니다.
사실 츄르는 저렇게 척척
만들어야 맛있는
음식인 게 사실이죠.
믿을 수 없다는 듯 모르모트 씨는
완성된 츄르를 몇 번이나 맛봅니다.
엄마 수달은 뿌듯한 얼굴로
가족들에게 돌아갑니다.
그리고 이내
머리부터 발끝까지 츄르 반죽을
뒤집어쓴 아들들을 확인하곤 어
두운 표정으로
바뀝니다.
“먹는 걸로 장난치는 거 아니라고
엄마가 말했지?”
“장난치는 거 아녜요!”
“맞아요, 우린 진지하다고요, 엄마!”
해달과 수달 형제는 자기가
좋아하는 재료를
넣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해달 씨는 바지락, 키조개,
모시조개, 새꼬막…
세상 모든 조개란 조개는 다 넣고,
동생 수달 쪽은 붕어, 잉어,
새우, 가재, 개구리 등 민
물에 사는
먹이들을 죄다
절구에 넣어 빻고 있습니다.
진정한 강과 바다의 만남이지만,
저라면 맛을 보는 것은
피하고 싶군요.
엄마 수달과 아빠
수달은 모든 걸 포기한
얼굴로 인자한
미소를 짓고 있습니다.
집중해서 요리를 하고 있는
손님들을 뒤로하고,
저도 준비된
재료를 절구에 넣습니다.
연꽃연어와 푸른 버섯,
숲고등어와
밭불가사리를 적당한
비율로 넣어 잘 빻고,
베이스 반죽에 골고루 섞습니다.
여기에 특별한
맛을 더하고 싶어 잘게 썬
홍새치뱃살과
투명 참치도 넣어줍니다.
모든 재료를 한 데 섞어
짤주머니에 담고
랩에 한 줄씩 길게 짜
차곡차곡 쌓아 통에 담습니다.
형용할 수 없는 맛있는
냄새가 입맛을 자극합니다.
이렇게 만든
츄르는 아주 낮은 온도에
얼려 겨우 내내
보관할 수 있습니다.
“와아- 맛있는 냄새!”
아기 고양이가 다가와
제가 만든
츄르에 코를 박고
킁킁거립니다.
버르장머리 없는 고양이도
맛있는 츄르를 맛볼
권리는 있는 거겠죠. 하나
남은 김치통에는
이걸 담아줘야겠습니다.
모두의 츄르가 익어가는 냄새가
골목에 가득하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