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리]
심 봉사 정신을 차려 궁 안을 살펴보니, 칠모금관 황홀하여 딸이라니, 딸인 줄 알지, 전후불견 초면이라. 가만이 살펴보더니,
[중모리]
“옳체, 인제 알것구나. 내가 인제야 알것구나. 갑자 사월 초파일야 꿈 속에 보던 얼굴 분명한 내 딸이라. 죽은 딸을 다시보니 인도환생을 허였는가? 내가 죽어서 따러왔느냐? 이것이 꿈이냐? 이거 생시냐? 꿈과 생시 분별을 못허것네. 나도 어제까지 맹인으로 지팽이를 짚고 다니면은 어디로 갈 줄을 아느냐? 올 줄을 아느냐? 나도 오날부터 새 세상이 되었으니 지팽이 너도 고생 많이 허였다. 이제는 너도 너 갈데로 잘 가거라!”‘피르르르-’내던지고, “얼씨구나! 얼씨구나, 좋네. 지화자 좋을씨구.”
[중중모리]
“얼씨구나 절씨구. 지화자자 절씨구. 어둡던 눈을 뜨고 보니, 황성궁궐이 웬 일이며, 궁안을 살펴보니, 창해 만 리 먼먼 길에 인당수 죽은 몸이 환 세상 황후 되기 천천만만 뜻밖이라. 얼씨구나 절씨구. 어둠침침 빈 방안으 불 킨 듯이 반갑고, 산양수 큰 싸움에 자룡 본 듯이 반갑네. 흥진비래 고진감래, 날로 두고 이름인가? 얼씨구나, 절씨구. 일월이 밝아 조림허여 요순천지가 되었네. 부중생남 중생녀 날로 두고 이름이로구나. 얼씨구나, 절씨구.” 여러 봉사들도 좋아라고, 춤을 추며 노닌다.“얼씨구나, 얼씨구나, 얼씨구. 좋구나. 지화자 좋네. 얼씨구나, 절씨구. 이 덕이 뉘 덕이냐? 심황후 폐하의 덕이라. 태고적 시절 이후로, 봉사 눈 떴단 말 처음이로구나. 얼씨구나, 절씨구. 송천자 폐하도 만만세. 심황후 폐하도 만만세. 부원군도 만만세. 여러 귀빈님도 만만세. 천천만만세를 태평으로만 누리소서. 얼씨구나, 절씨구.”
[아니리]
이렇게 춤으로, 황극전이 춤 바다가 되었는디, 어떤 봉사 하나 눈 못뜨고, 저 한비째기 우두머니 서서 울고 섰거늘, 심황후 분부허시되, “지어 비금주수까지도 모두 눈을 떴는디, 어찌허여 저 봉사는 눈을 못 뜨는고?”
[창조]
그때여 황봉사는 뺑덕이네 유인한 죄로 눈을 못 뜨고, 그 자리에 엎드러지며,
[중모리]
“예, 죄상을 아뢰리다. 예, 죄상을 아뢰리다. 심부원 행차시에, 뺑덕이란 여인을 앞세우고, 오시다가 주막에 들어 잠잘 적에, 그 여인 유인허야 밤 중 도망을 허였는디, 그 날 밤 오경시에 심부원군 우시는 소리 구천에 사무쳐서 명천이 아신 바라, 여태 눈을 못 떴으니, 이런 천하 몹쓸 놈을 살려두어 쓸데있소? 당장 목숨을 끊어주오.”
[아니리]
심황후 이 말을 들으시고 “인수무갈이요, 개직위선이라. 니가 네 죄를 아는고로 시이 살리노라. 어서 눈을 뜨라.” 어명하여 노니, 황봉사가 그제야 눈을 뜨는디, 마치 총 놓기 좋을 만허게 한 눈만 떴구나. 이런 일을 보드라도 적선지가에 필유여경이요, 적악지가에 필유여악이라, 어찌 천도가 없을소냐.
[엇중모리]
그 때여 심생원은 부원군을 봉하시고, 안씨 맹인 교지를 내려 정렬부인을 봉하시고, 무릉촌 승상부인은 별급상사 허시고, 그 아들은 직분을 도도아, 예부상서 시키시고, 화주승을 불러올려 당상을 시키시고, 젖 먹이던 부인들과 귀덕어미는 천금상을 내리시고, 도화동 백성들은 세역을 없앴으니, 천천만만세를 누리더라. 어화, 여러 소년님네! 인간의 백행근본 충효밖에 또 있느냐? 그 뒤야 뉘 알소냐? 그만 더질 더질.
[아니리]
심 봉사 정신을 차려 궁 안을 살펴보니, 칠모금관 황홀하여 딸이라니, 딸인 줄 알지, 전후불견 초면이라. 가만이 살펴보더니,
[중모리]
“옳체, 인제 알것구나. 내가 인제야 알것구나. 갑자 사월 초파일야 꿈 속에 보던 얼굴 분명한 내 딸이라. 죽은 딸을 다시보니 인도환생을 허였는가? 내가 죽어서 따러왔느냐? 이것이 꿈이냐? 이거 생시냐? 꿈과 생시 분별을 못허것네. 나도 어제까지 맹인으로 지팽이를 짚고 다니면은 어디로 갈 줄을 아느냐? 올 줄을 아느냐? 나도 오날부터 새 세상이 되었으니 지팽이 너도 고생 많이 허였다. 이제는 너도 너 갈데로 잘 가거라!”‘피르르르-’내던지고, “얼씨구나! 얼씨구나, 좋네. 지화자 좋을씨구.”
[중중모리]
“얼씨구나 절씨구. 지화자자 절씨구. 어둡던 눈을 뜨고 보니, 황성궁궐이 웬 일이며, 궁안을 살펴보니, 창해 만 리 먼먼 길에 인당수 죽은 몸이 환 세상 황후 되기 천천만만 뜻밖이라. 얼씨구나 절씨구. 어둠침침 빈 방안으 불 킨 듯이 반갑고, 산양수 큰 싸움에 자룡 본 듯이 반갑네. 흥진비래 고진감래, 날로 두고 이름인가? 얼씨구나, 절씨구. 일월이 밝아 조림허여 요순천지가 되었네. 부중생남 중생녀 날로 두고 이름이로구나. 얼씨구나, 절씨구.” 여러 봉사들도 좋아라고, 춤을 추며 노닌다.“얼씨구나, 얼씨구나, 얼씨구. 좋구나. 지화자 좋네. 얼씨구나, 절씨구. 이 덕이 뉘 덕이냐? 심황후 폐하의 덕이라. 태고적 시절 이후로, 봉사 눈 떴단 말 처음이로구나. 얼씨구나, 절씨구. 송천자 폐하도 만만세. 심황후 폐하도 만만세. 부원군도 만만세. 여러 귀빈님도 만만세. 천천만만세를 태평으로만 누리소서. 얼씨구나, 절씨구.”
[아니리]
이렇게 춤으로, 황극전이 춤 바다가 되었는디, 어떤 봉사 하나 눈 못뜨고, 저 한비째기 우두머니 서서 울고 섰거늘, 심황후 분부허시되, “지어 비금주수까지도 모두 눈을 떴는디, 어찌허여 저 봉사는 눈을 못 뜨는고?”
[창조]
그때여 황봉사는 뺑덕이네 유인한 죄로 눈을 못 뜨고, 그 자리에 엎드러지며,
[중모리]
“예, 죄상을 아뢰리다. 예, 죄상을 아뢰리다. 심부원 행차시에, 뺑덕이란 여인을 앞세우고, 오시다가 주막에 들어 잠잘 적에, 그 여인 유인허야 밤 중 도망을 허였는디, 그 날 밤 오경시에 심부원군 우시는 소리 구천에 사무쳐서 명천이 아신 바라, 여태 눈을 못 떴으니, 이런 천하 몹쓸 놈을 살려두어 쓸데있소? 당장 목숨을 끊어주오.”
[아니리]
심황후 이 말을 들으시고 “인수무갈이요, 개직위선이라. 니가 네 죄를 아는고로 시이 살리노라. 어서 눈을 뜨라.” 어명하여 노니, 황봉사가 그제야 눈을 뜨는디, 마치 총 놓기 좋을 만허게 한 눈만 떴구나. 이런 일을 보드라도 적선지가에 필유여경이요, 적악지가에 필유여악이라, 어찌 천도가 없을소냐.
[엇중모리]
그 때여 심생원은 부원군을 봉하시고, 안씨 맹인 교지를 내려 정렬부인을 봉하시고, 무릉촌 승상부인은 별급상사 허시고, 그 아들은 직분을 도도아, 예부상서 시키시고, 화주승을 불러올려 당상을 시키시고, 젖 먹이던 부인들과 귀덕어미는 천금상을 내리시고, 도화동 백성들은 세역을 없앴으니, 천천만만세를 누리더라. 어화, 여러 소년님네! 인간의 백행근본 충효밖에 또 있느냐? 그 뒤야 뉘 알소냐? 그만 더질 더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