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대머리’란 옥중에 갇힌 춘향이의 헝크러진 머리를 쑥잎에 비유한 것으로, 옥에 갇혀 이도령을 그리워하는 사설로 되어 있다. <쑥대머리> 하면 우선 떠오르는 것이 임방울이라 할만큼, 이미 판소리 애호가 사이에서는 ‘쑥대머리=임방울’이라는 등식이 상식화되어 있다. 그만큼 일제 때 임방울의 <쑥대머리> 열풍은 대단한 것이었다. 일제 때 임방울이 계면조와 노랑목을 전면에 앞세워 선보인 <쑥대머리>는 그 당시로서는 매우 충격적이었을 것이다. 귀 명창들의 매서운 손가락질을 받으면서도 애절한 호소력을 가진 임방울의 <쑥대머리>는 대다수 민중의 인기를 확보했다. 일제 때 임방울의 <쑥대머리> 열풍을 반영하듯 오태석, 하농주, 이중선, 김유앵 등 여러 명창들이 <쑥대머리>를 녹음했다. 이중선의 <쑥대머리>는 어설프게 다듬어진 소리이나 미완의 순수함이 느껴지는 소리라 정감이 간다.
원반 : Victor KJ-1151-B(KRE1101)
초판 : Victor 49073-B
녹음 : 1929. 11. 9
(중몰이)
쑥대머리 귀신형용, 적막옥방으 찬 자리여, 생각나는 것이 임뿐이라. 보고지거 보고지거 한양낭군을 보고지거. 오리정 정별 후로 일장서를 내가 못봤으니, 부모봉양 글 공부으 겨를이 없어서 그러난가. 여인신혼 금실위지 나를 잊고 그러난가. 계궁행아 추월같이 번뜻이 솟아서 비취고져. 막왕막래 맥혔으니 앵무서를 내가 어이 보며, 전전반칙으 잠 못 드니 호접몽을 어이 뀔 수 있나. 손가락으 피를 내여 사정으로 편지헐까. 간장의 썩은 눈물로 임의 화상을 그려볼까. 이화일지춘대우으 내 눈물을 뿌렸으면 야우문령단장성은 비만 와도 임의 생각, 추우오동엽락시여 잎이 떨어져도 임의 생각, 녹수부용으 연을 캐는 채련녀와 제롱만채엽으 뽕 따는 여인네도 낭군 생각은 일반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