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룩진 보도블록을 짊어진 채
부풀어오른 기대를 삼킨다
단물이 전부 빠질 때까지
손바닥 만한 공허가 스며든다
숨이 펄럭인다
누구도 다가갈 수 없도록
길이 끊긴 곳에서
너는 너를 받아 든다
유유히 날아가는 것들은
바닥에 닿아 있다
머뭇대는 만큼
풍선의 크기가 작아진다
흥정하듯 숨을 불어 넣는다
펄럭이는 네가 아직
뒤돌아보지 않는다
너는 은종이로 하루를 감싼다
비어져 나온 실패가 멀리 왔다
돌아갈 수 없는 반복을 씹는다
둥글게 부푼 불안이
보푸라기처럼 떠오른다
채울 수 없어 허물어진다
이미 보낸 숨이 가쁘게
너를 잡는다
파문은 안으로 밀려온다
뒤집어도 꺼낼 수
없는 것들이 있다
물끄러미 터진
입술을 바라본다
네가 들어가기에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