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느껴지길 바랬어
이 몸부림치며
요동치듯 타오르는
검은 불꽃들이
뜨겁게 외쳐봤지만
그 침묵 속에선
차갑게 쉬어버린
목소리만 들려
끝없이 가라앉고 있네
그저 살아남으려 해
손을 뻗어
바닥을 짚어
하지만 이 어둠은 영원해
시간을 붙잡다 끝내
다친 상처가 심해
찢겨진 채
곪아버린 채
가라앉은 여긴 마치
이런 내게도 날개가 있었단 걸 알고 있는
흔적들마저 빛과 함께 사라져
어둠 속에 이렇게..
모두에게 버려진 채
희망은 난도질당해
부서지며
무너져가며
가라앉은 여긴 마치 심해
왜 난 여기에 있는가?
무엇을 위해 여기에 왔나?
이런 내게도 날개가 있었단 걸 알고 있는
흔적들마저 빛과 함께 날 어둠 속으로..
점점 멀어져 가는 저 하늘에 새긴 그 맹세
흐려져가는 의식만큼 의지마저 흐려져가
어쩔 수 없다며 스스로를 포기한 채
나오지도 않는 목소리로 외쳐
'찬란한 삶이란 건 존재하냐고?'
모두 날 짓눌러 벗어날 수 없어
손을 뻗지만 끝내 닿을 수 없어
빛이 찾아와도 바라볼 수 없어
숨이 멎어가지만 편하게 쉴 수 없어
날 붙잡아줘 붙잡아줘 헤매이는
날 바라봐 줘 바라봐 줘
이제 꺼져가는 마지막 검은 불꽃
차가운 재와 함께
어둠 속에 살아있어
어둠 속에 살아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