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은 여기에, 저만치 멀다.
차라리 어둠을 틈타, 안보다는 바깥으로 돌아나가,
빛 속으로 눈이 멀어 타도록, 어둠을 뚫어지게 바라보다가,
잃은 대신 얻은 것이 사라지며 품은 것은 없었다.
겨울에는 되돌아올 길이 없었다.
달빛에 취한 이는 길을 잃고 또 길을 찾지.
창 너머로 갇힌 여름이 들이닥친다.
봄에는 문이 없다, 갇힌 자들은 풀어헤친다.
하나의 달 뒤로 또 다른 달이 모습을 드러낼 때,
언제나 겨우 엿보는 틈 사이로 목격할 수밖에 없던 하루,
저 역사의 구멍이란 자전하는가 혹은 공전하는가.
수많은 곡선이 만들어낸 공간과 끝없는 색깔이 만들어낸 시간,
창의 안과 밖으로 숨겨진 이야기, 타원의 궤도를 급격히 벗어나며,
서로의 그림자를 지어 지평선 건너편으로 띄워보낸다.
숨이 튕겨지듯 빠져나갔고,
그 가을의 풍경 속에서 하나의 계절이 또 바뀌고 있었다.
달빛에 취한 이는 길을 잃고 또 길을 찾지.
창 너머로 갇힌 여름이 들이닥친다, 봄에는 문이 없다, 갇힌 자들은 풀어헤친다, 숨이 튕겨지듯 빠져나갔고, 그 가을의 풍경 속에서 하나의 계절이 또 바뀌고 있었다, 겨울에는 되돌아올 길이 없었다, 봄에는 문이 없다, 달빛에 취한 이는 길을 잃어 또 길을 찾지……
달빛에 취한 이는 길을 잃어, 또 길을 찾지.
봄에는, 문이 없다, 겨울에는, 되돌아올 길이 없었다.
달빛에 취한 이는 길을 잃고, 또 길을 찾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