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산으로

이무하

아이야 이른 아침 긴잠깨어
지난 밤 꿈에 보았던
그 곳 아름다운
동산으로 올라가렴

그때에 동산을 내려오며
그들 슬피 울었네
아무도 그들 모른다 했네
빛나던 해 푸르른 강물
늘 웃던 저 들꽃도

그들 이마엔 땀방울이
그 손발 거칠었고
모든 것은 싸움이었네
저들조차 원수 되어 서로를 죽였네

그들 아들을 낳았지
이젠 셀 수도 없는
우린 모두 그 피를 나눈
한 형제요 자매 한 핏줄이라

그들 중 한 무리
큰 산을 넘어 강을 건너
여기 해뜨는 나라
동쪽 한 끝머리 조선이라 이름했네

여기서 우린 몇 천년을 살았지
때론 모진 세월 민들레처럼 속없이
하하 웃으며 그렇게 살아 살아왔어

그러나 어둠의 때가
민들레는 짓밟히고
홀씨 어디로 흩어져
다신 돌아오질 않네
슬픈 민들레

그래 그건 반쪽 하늘
이갈라진 땅의 눈물꽃
저만치 떨어져 피어 있네
허나 모든 건 그런대로
되어간다고 생각했어
세계화의 깃발 날리며

여기 반쪽에선 우린 집도 많이 지었어
한 백년은 갈거라고 아이들 모래집 보다
훨씬 더 쉽게 무너지는 그런 집을

바닷가 백사장은 거기 그냥 두어라
아이들 두꺼비집을 짓게
아서라 말아라 그냥 두어라

아이야 이제 일어나 아직 늦지 않았어
비바람 몰아쳐 와도 워~
다신 쓰러지지 않을 그런 집을 지어야지
다신 무너지지 않을 그런 나라 그런 집을
그런 나라 그런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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