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지노화, 고고천변

심상건

객래문아는 수궁가 중에서 ‘소지노화’와 ‘고고천변’을 한데 합쳐서 짠 노래인데, 이 두 노래는 수궁에서 나오는 부분으로 서로 이면이 비슷하여 하나의 단가처럼 부르는 수가 많다. 이 대목은 자연 경치를 묘사하는 사설이 일품이고, 곡조 또한 흥취가 있어 따로 떼어서 부르는 일이 만?. 중중머리 장단에 화평하게 불러 가야금병차의 화려한 멋을 자랑한다. 이 대목이 이른바 ‘석화제’라고 하는 창법으로 가야금병창의 대표적인 곡목이다.

노래 : 심상건
원반 : Victor Junior KJ-1050-B
녹음 : 1935. 11. 14

(중중몰이) 객래문아흥망사 소지노화월일선 초강 어부가 빈 배, 긔경선자 간 연후 공추월진단단. 자라등 저 달을 실어라 우리 고향을 어서 가자. 원산농명월 원해근산 좋을시고. 고고천변일륜홍 부상으 높이 떴다. 노화는 다 눈 되고, 재교새 펄펄 날아드는디 동정여천에 파시추 금성추파가 여기라. 앞발로 벽파를 찍어 다리며 뒷발로 창랑을 탕탕. 요리조리 앙금당실 떠 동정 칠백리 사면으로 바라봐. 녹음 우거지고 방초는 푸르러 앞내 버들은 유록장 두르고, 뒷내 버들은 청포장 둘러, 한 가지 찢어지고 한 가지 늘어져 춘비춘홍을 못이기어 광풍이 건듯 흔들 흔들이 넘노는데, 치어다 보느냐 만학은 천봉, 나리 굽어보니 백사지 땅이라. 허리 굽고 늙은 장송은 광풍을 못 이기어 우즐우즐이 춤을 푸고, 천리 시내는 청산으로 돌고, 이 골 물이 쑤루루, 저 골이 콸콸, 열의 열두 골 물 한드루 합수하야 천방자 지방자 앵돌아 구비쳐 건넌 병풍석 마주 꽝꽝 출렁출렁 뒤뚱거려 산이 울렁거려 떠나간다. 어디매로 가자. 아마도 네로구나, 요런 경개가 또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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