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둘이 저녁을 먹는다거나
손잡고 걸어 다닌다거나
눈을 마주치고 웃는다거나
나란히 앉아 있는다거나
다른 이들이랑 이런 것들을
해 보려 노력도 해 봤지만
그러면은 그럴수록 점점 더
쓸쓸한 마음만 커지더라
나는 너를 놓아버렸어
우산이 돼 주질 못했어
비에 흠뻑 젖은 널 두고
돌아서 걸어와 버렸어
나는 혼자 앉아서
가만히 눈을 감고서
내겐 이젠 아무도
필요 없다 되뇌이네
여전히 우린 서로가 서로를
바라보고 있는 걸 알지만
시간은 세차게 흐르고 있고
나중엔 후회할 걸 알지만
나는 너를 놓아버렸어
아이처럼 작은 네 손을
오로지 날 잡던 눈빛을
뿌리치고 나와버렸어
나는 혼자 앉아서
가만히 눈을 감고서
내겐 이젠 아무도
필요 없다 되뇌이네
언젠가 후회해도
사실 벌써 그렇지만
내겐 이젠 아무도
필요 없다 되뇌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