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sleeplessness)

김필

외로움에 사무쳐
잠 못 드는 나날들
잠시 눈을 감으면
떠오르는 잔상들
오늘 밤 내 꿈속에
난 그저 길 잃은 영혼
어딜 향해 가는지
어디쯤 와있는지
난 매일 듣지 못할 말을 내뱉고
보이지도 않을 상상을 하지
그리고 늘 되물어
혹 나만 이런 걸까
사랑하면 할수록
나는 더 모르겠어
자꾸만 왜 내가 더
작게 느껴지는지
계절이 변해가듯
이 마음도 변해가길
바라고 바라지만
바람은 바람일 뿐
매일 듣지 못할 말을 내뱉고
보이지도 않을 상상을 하지
그리고 늘 되물어
혹 나만 이런 걸까
오늘 밤 너의 얘길 난 듣고 싶어
아침이 오면 다 희미해 진대도
너만 괜찮다면 난 기다릴 수 있어
해야 하는 것들 가운데
내가 원한 것들은 사라져
누가 아니라고 말하면
그게 아니게만 느껴져
난 그저 나답게 더 숨 쉬고 싶고
그저 나답게 더 느끼고 싶어
(두 눈을 감을 때 좀 더 후회 없이)
매일 듣지 못할 말을 내뱉고
보이지도 않는 상상을 하지
그리고 늘 되물어
혹 나만 이런 걸까
나로 살아가는 게 내게도 처음이라
수많은 물음 가운데 쉽게 잠들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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