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시 사십사분의 방이
다섯시 사십오분의 방에게
누워 있는 나를 넘겨주는 것
슬픈 집 한 채를 들여다보듯
몸을 비추던 햇살이 불현듯
그 온기를 거두어가는 것
그토록 오래 서 있었던 내 몸
비로소 아프기 시작하고
가만, 가만, 가만히 금이 간 갈비뼈를
혼자 쓰다듬는 저녁
멀리서 나무 한그루 쓰러지고
나무 껍질이 시들기 시작하는 것
시든 손등이 보이지 않게 되는 것
다섯시 사십오분에서 기억은 멈추고
어둠은 더 깊어지지 않고
아무도 쓰러진 나무를 거두어가지 않는 것
그토록 오래 서 있었던
내 몸 비로소 아프기 시작하고
가만, 가만, 가만히 금이 간 갈비뼈를
혼자 쓰다듬는 저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