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조금만 남게 되는 것들이 있다.
이를테면 사랑했던 감정들.
열렬하게 나를 담았던 그 무엇.
쓸쓸한 감정이 물 밀듯 밀려오면,
작게 부스러기로 남은 것들을
아주 조금의 의도로 남겨둔다.
과거엔 얼마나 부풀었는지 모른다.
가히 가늠할 수도 없다.
구석에 남은 감정들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이리로 저리로 옮겨가며 묻어나고,
사라지기도 한다.
조그맣게 남은 감정들은 남겨둔다.
그로인해 조금 슬프기도
애잔하기도 하겠지만
아주 조금만 남겨두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