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딱지와의 첫 만남

읽어주는 그림동화
앨범 : 코딱지 비밀클럽 1
작사 : 심은실
작곡 : Mate Chocolate
다운이가 언제부터 코딱지를 파기 시작했냐고?
그게 그러니까....
아마도 대여섯 살 때쯤인 것 같아.
다운이에게는 같은 동네에
현수라는 친한 동생이 있었어.
현수는 네 살이나 다섯 살 이었을 거야.
그 둘은 딱 한 살 차이였는데,
때론 형제처럼 때론 단짝 친구처럼 붙어 다니며
모든 놀이를 함께 했지.
어느 날이었어.
다운이와 현수가 한창
고무 딱지를 치고 있는데
현수가 갑자기 새로운 놀이를 시작하자는 거야.
"형아. 코딱지 코코 놀이하자!"
코딱지는 알겠는데
그걸로 놀이를 할 수 있다는 건 몰랐지.
다운이는 놀이에서 뒤처지는 게 싫어서
그게 무엇이든 상관없이 좋다고 했어.
"그래, 이번에는 그 놀이 하자."
코딱지 코코 놀이는
각자 코딱지를 파서
더 큰 코딱지가 나오는 사람이 이기는 놀이였어.
아무래도 원래 있던 놀이는 아닌 것 같고,
현수가 혼자서 대충 만들어낸 놀이 같았어.
아무리 생각해도 지저분하고 이상한 놀이였지.
그래도 다운이는 현수와 함께라면
이 세상에 존재하는
어떤 놀이라도 하고 싶었거든.
그래서 둘은 놀이를 시작했어.
현수가 놀이의 시작을 알렸어.
"형아, 내가 하나 둘 셋 하면 코딱지 꺼내!"
다운이는 썩 내키지는 않았지만
한 번쯤 해 볼 만한 놀이인 것 같아서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어.
"자, 하나 둘 셋!"
다운이와 현수는
각자의 두 번째 손가락 끝에
위태롭게 매달린 코딱지를 바라봤어.
다운이의 노오란 코딱지는 통통하고 짤막했지만,
현수의 코딱지는 길고 납작했지.
현수는 승리를 확신했어.
"형아, 내가 이겼다. 봤지? 엄청 길지?"
다운이는 자기 코딱지가 길이는
짧아도 훨씬 더 두꺼운 걸 확인 했기에
승리의 자리를 순순히 내줄 수가 없었어.
"무슨 소리야! 내 코딱지가 훨씬 더 통통해.
이번에는 내가 이겼어."
현수도 지지 않고 대꾸했지.
"아니야. 내 코딱지가 훨씬 더 길어."
다운이는 놀이를 할 때마다 억지를 부리며
승리를 채 가곤 하는 현수가 갑자기 얄미워졌어.
사실은 언제나
다운이가 양보해 주고 있었던 건데,
현수는 왜 그걸 눈치채지 못하는지 모르겠어.
다운이는 자기도 모르게
현수에게 꿀밤을 한 대 쥐어박았지.
"에잇 바보야!
너는 크기가 큰 게 뭔지도 모르냐? 바보."
현수는 울음을 터뜨리며 집으로 달려갔어.
"형아는 나빠. 형아는 나쁜 사람이야."
현수와의 일로 부모님께 된통
야단을 맞은 다운이는 그날
저녁 텔레비전도 보고 싶지 않았고
동생에게 우유를 먹이는 아기 놀이도 하고 싶지 않았어.
혼자 방으로 들어가서
아까 낮에 있었던 일을 떠올렸어.
그러면서 다시 코딱지를 살살 건드려봤지.
다운이는 혼자 있을 때 코딱지를 파 보니
별로 지저분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어.
그렇게 콧구멍이 시원해질 때까지 코딱지를 팠어.
그리고 그날 이후 다운이는
더 이상 코딱지 코코 놀이는 하지 않았지만,
필요할 때마다 혼자서 코딱지를 팠어.
특히 긴장이 되거나 기분이 별로일 때
코딱지를 파는 일은
다운이에게 조금은 즐거운 일이 되어버렸지.
다운이가 파는 코딱지는 모두 어디로 가냐고?
똘똘 뭉쳐져서 얌전히 주머니 속으로 들어가지.
그리고 가족들의 세탁물과 뒤섞여
멀리멀리 여행을 떠나게 되지.
다운이의 코딱지 파는 습관은
그때부터 초등학교 3학년이 된 지금까지
혼자만의 비밀로 계속되고 있어.
아마 친구들은 다운이의 비밀을
아무도 모를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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