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풍명월 (MR)

주현미

굽이굽이 물따라 굽이굽이 산따라
물속에 비봉 잠들고 내님은 청풍에 취하네
이리봐도 산적적 수잔잔 저리봐도 산적적 수잔잔
가만가만 바람이 잔물결을 깨우면
피는꽃 지는꽃 분간도 없이 난분분 어야 난분분
자욱히 퍼지는 물안개 일망부제로다 청풍호
사과밭에 이장님 매운탕집 아저씨
활짝 웃고 계시네 아 청풍명월이로다

어젯밤엔 안개도 어지간히 젖더니
고운 얼굴 말갛게 씻고 달님은 덩실 떠오르네
돌고도는 물길은 돌돌돌 산과산은 겹겹이 묵묵묵
알 듯 모를 듯 내사랑 될 듯 말 듯 내사랑
내님과 밤새 밀고 당겨도 달님은 관심이 없네
바람이 풀잎을 눕히네 눕는건 풀잎만 아니네
속살대는 귓속말 밀려오는 꽃물결
우리 서로 얽히니 아 청풍명월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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