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아름답고
오늘은 지옥 같아
바늘처럼 따가운 빗물이
멈추지 않네
눈앞이 캄캄해져
볼 수 없고 숨도 못 쉰다더니
정말 그렇네
내가 널 괴롭혔지
나 땜에 짜증 났지?
내 주제를 알았을 때쯤
영화는 끝났네
결말을 맞은 악역 배우처럼
나는 지워져 가고
너는 더욱더 빛났지
쓰잘데 없는 나를 제때
버리질 않았으니까
멀쩡한 너의 모든 게
엉망이 됐지
내가 없는 너는
이제야 모든 게 다 완벽해
내가 눈치가 빨랐다면
좀 나았을 텐데
넌 내가 불안하지?
나 땜에 곤란했지
난 손에 닿은 모든 것들을
망가 뜨렸지
비참한 끝을 앞둔 괴물처럼
나를 물리쳐야만
지루한 이야기가 끝나지
쓰잘데 없는 나를 제때
버리질 않았으니까
멀쩡한 너의 모든 게
엉망이 됐지
내가 없는 너는 이제야
모든 게 다 완벽해
내가 눈치가
빨랐다면 좋았는데
너를 생각하는
이 밤이 더럽게 구차해서
유치한 말을 밤새워
중얼거렸지
내가 없는 너는
아무리 생각해도 완벽해
내가 눈치가 빨랐다면
좀 나았을 텐데
이제 너는 문제없는
평화로운 밤을
어제는 아름답고
오늘은 지옥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