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ean Avenue
이름부터 경고장이라는 의미의 '옐로우카드'라니, 심상치 않다. 자신들의 음악을 경고장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만큼
자신감이 넘친다는 이야기인가. 어찌됐든 이 당돌해 보이는, 독특한 이름의 밴드가 내놓은 음악은 나름대로 특이하다.
언뜻 듣기엔 요즘 빌보드의 메인스트림, 혹은 모던 록 차트에 빈번히 출현하는 포스트 그런지 록 내지는 펑크 팝의
기운이 강하게 느껴지지만, 자세히 들어보면 뭔가 다른 게 하나 있다. 바로 질주하는 강성 록 사운드 위를 날아다니는
보드라운 바이올린의 감성이다.
옐로우카드의 음악은 따라서 팝의 감성이 유쾌하게 넘쳐나고 있으며, 다소 익살스러운 펑크의 위트를 잃지 않는
전형적 펑크 팝이라고 볼 수 있겠다. 그런데 이것만 가지고 이들을 규정한다는 것은 섭섭한 일이고,
바이올린의 존재를 꼬집어 주는 눈치가 필요하다. <Ocean Avenue>는 바로 이 평범한 듯 유니크한 밴드의 첫 번째
메이저 데뷔 음반이다. 골드를 기록한 이 앨범으로 밴드는 MTV의 화면에서도 자신들의 바이올린을 자랑할 수 있었고,
각종 라디오의 순위 차트에도 오르며 전파를 타는 등 본격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되었다.
그리고 이 공식적인 데뷔작은 이들의 경고장이 비로소 효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된 앨범다운 면모를 갖추고 있기도 하다.
밝고, 긍정적이며 신나고 유쾌하다. 훅이 넘쳐흐르는 3분 남짓의 곡들이 그득하다. 첫 번째 길을 터주며 듣는 이들의 귀에
가깝게 밀착되는 점착력을 발휘하는 'Way away'로 스트레이트한 록 사운드를 맛보고 나면, 지적인 바이올린이
리듬감 넘치는 강경 사운드와 어우러지는 'Breathing'이 뒤를 잇는다. 특히 이 곡은 이들의 전매특허인 바이올린 소리의
움직임이 듣기 좋다.
앨범과 동명 타이틀곡인 'Ocean Avenue'를 지나면 느릿한 템포로 외로움을 노래하는 'Empty Apartment'의 서정적
록발라드 경고장도 받아볼 수 있다. 특히 'Only one'은 좋은 멜로디와 함께 긴장감 넘치는 사운드, 감수성 예민한
바이올린의 조화로 대중적으로 가장 돋보이는 곡 중 하나이며, 'Inside out'의 귀엽고 상큼한 3분 40초도 놓칠 수 없다.
이렇듯, 재기발랄한 열 세곡이 꿈틀거리는 옐로우카드의 2003년 앨범 <Ocean Avenue>가 가진 팝적인 감수성과 신나는
사운드, 그리고 이것들의 속에 자연스럽게 섞여 들어간 바이올린 덕택으로 이제 막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밴드의
기반이 쌓여 나가고 있다. 이들의 밝고 빛나는 색깔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며, 그 색상도 기분 좋은 시야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펑크 팝과 친한 귀를 가진 국내의 음악 팬들에게는 썩 괜찮은 새 발견이 되어줄 듯하다.
-수록곡-
1. Way away
2. Breathing
3. Ocean avenue
4. Empty apartment
5. Life of a salesman
6. Only one
7. Mils apart
8. Twentythree
9. View from heaven
10. Inside out
11. Believe
12. One year, six months
13. Back h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