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 기도
-조지훈 시
이 장벽을 무너뜨려 주십시오 하늘이여
그리운 이의 모습 그리운 사람의 손길을 막고 있는
이 저주받은 장벽을 무너뜨려 주십시오.
무참히 스러진 선의의 인간들
그들의 푸른 한숨 속에 이끼가 앉아 있는 장벽을
당신의 손으로 하루아침에 허물어 주십시오.
다만 하나이고저―둘이 될 수 없는 국토를
아픈 배 부벼 주시는 약손같이 그렇게 자애롭게
쓸어 주십시오.
이 가슴에서 저 가슴에로 종소리처럼 울려나가는
우리의 원(願)이 올해사―
모조리 터져 불 붙고, 재가 되어도 이 장벽을 열어 주십시오.
빛을 주십시오. 황소처럼 터지는 울음을 주십시오. 하늘이여―
♠ 국토분단으로 겪는 비극의 현실적인 아픔들을 치유하는 길은 통일뿐이다.
이런 우리의 현실에서 작자는 민족 염원인 국토통일을 기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