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두

김주리
앨범 : 김주리 판소리 다섯마당 - 춘향가

이렇다시 사랑가로 세월을 보낼 적에, 호사다마라, 뜻밖에 사또께서 동부승지 당상하야 내직으로 올라가시게 되었구나. 도련님이 부친따라 아니갈 수 없어 하릴없이 춘향 집으로 이별차 나가시는디,
점잖허신 도련님이 대로변으로 나가면서 울음 울 리 없지마는, 춘향과 이별헐 일을 생각허니 어안이 벙벙, 흉중이 답답허여, 하염없는 설움이 간장에서 솟아난다. 두고갈까? 다려갈까? 하 서러히 울어볼까. 저를 다려 가자 허니 부모님이 꾸중이요, 저를 두고 가자 허니 그 마음 그 처사에 응당 자결을 헐 것이니, 사세가 난처로구나.” 길 걷는 줄을 모르고 춘향 문전을 당도허니
그 때여 향단이 요염섬섬 화계상에 봉선화에 물을 주다, 도련님을 얼른 보고 깜짝 반겨 일어서며, “도련님, 이제 오시니까? 전에는 오실라면 담 밑에 예리성과 문에 들어 기침 소리, 오시난 줄을 알겄더니, 오날은 뉘기를 놀래시랴고 가만가만 오시니까?” 그 때여 춘향 모친, 도련님 드릴랴고 밤참을 장만허다 도련님을 얼른 보고 손뼉 치고 나오면서, “허허, 우리 사위 오시네. 남도 사위가 이리 어여쁜가? 밤마다 보건마는 낮에 못 보아 한이로세. 아자제가 형제분만 되면 데릴사위 내가 꼭 정하제, 한 분 되니 헐 수 있소?” 도련님 아무 대답 없이 방문 열고 들어서니, 그 때여 춘향이는 도련님을 드릴랴고 금낭에 수를 놓다, 단순호치 반개허여 방긋 웃고 일어서며 옥수 잡고 허는 말이, “수색이 만면허니 이게 웬일이오? 편지 일 장 없었으니 방자가 병들었소? 어데서 손님 왔소? 벌써 괴로워 이러시오? 사또께 꾸중을 들으셨소? 누가 내 집에 다니신다 해담을 들으셨소? 약주를 과음허여 정신이 혼미헌가?” 뒤로 돌아가 겨드랑에 손을 대고 꼭꼭꼭 찔러 보아도 몸도 꼼짝 아니 허네,
춘향이가 무색허여 뒤로 물러 나앉으며, “내 몰랐소, 내 몰랐소, 도련님 속 내 몰랐소. 도련님은 양반이요, 춘향 저는 천인이라, 잠깐 좌정허였다가 버리는 게 옳다 허고 나를 떼랴고 허시는디, 속 모르는 이 계집은 늦게 오네, 편지 없네, 짝사랑 외즐검이 오직 보기가 싫었겄소. 듣기 싫어하는 말은 더 하여도 쓸데가 없고, 보기 싫어하는 얼굴 더 보아도 병 되나니, 나는 건넌방 어머니으게 가지.” 바드드득 일어서니 도련님 기가 맥혀 가는 춘향을 부여잡고, “게 앉거라. 게 앉거라. 네가 미리 속을 찌르기로 내가 미처 말을 못허였다. 속 모르면 말을 마라.”
“속 모르면 말 말라니 그 속이 참 속이오, 꿈 속이오? 말을 허오, 말을 허오. 답답허여 못 살겄소.”
“이애 춘향아, 사또께서 동부승지 당상하야 내직으로 올라가시게 되었구나.” “아이고. 도련님 댁에는 경사 났소그리여.”
“옳제, 인제 내 알었소. 도련님 한양을 가시면, 내 아니 갈까 염려시오? 여필종부라 하였으니, 천 리 만 리라도 도련님을 따라가지.”

그외 검색된 가사들

가수 노래제목  
김주리 십장가  
김주리 신연맞이  
김주리 기생점고  
김주리 갈까부다  
김주리 돈타령  
김주리 사랑가  
김주리 방치레  
김주리 퇴령소리  
김주리 천자뒤풀이  
김주리 산세타령  
김주리 금타령  
김주리 추천가  
김주리 적성가  
김주리 초앞  
김주리 박석치  
김주리 뒤풀이  
기억하나요 김주리  
김주리 기억하나요  
김주리 파루  

관련 가사

가수 노래제목  
기억하나요 김주리  
김주리 그 사람이 아프면 나도 아픕니다  
김주리 기억하나요  
김주리 동상이몽 (同床異夢)  
김주리 그사람이 아프면 나도 아픕니다  
김주리 한계령  
김주리 소리쳐봐  
김주리 동상이몽(同床異夢)  
김주리 초앞  
김주리 적성가  




가사 수정 / 삭제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