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언제쯤
바람의 기분을 알까?
나는 매일 높은 들 위에서
천천히 메마르고 있어
아 걱정스런 마음
차라리 부서질까?
나는 눈앞이 캄캄하고
햇빛도 두려워지고 있어
그리고 언제쯤
세계의 방법을 알까?
나는 매일 깊은 물속에서
천천히 녹아 내리고 있어
아 부끄러운 마음
차라리 외면할까?
나는 호흡이 가빠오고
끝없이 떨어지고만 있어
한겨울 검게 불탄 동식물이
바스러져 흩날린
은빛의 백사장을 가로지르는
미래로부터 온 소년대
저기 새가 있다
뛰어 놀아
저기 태양이 나를
반기네
나는 이상하고 신비한
무형의 공간으로부터
초대를 받아
한 체계를 지나
한 세기를 지나
한 역사를 지나
한 목숨을 지나
간다
어미와 아이가 손을 잡고
아비와 아이가 손을 잡고
할미와 아이가 손을 잡고
할비와 아이가 손을 잡고
다함께
다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