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밤

랑세 (RANGSE)

거친 강물속을 헤엄치는 새는
날개가 있는지 없는지도 몰라
과녁을 벗어난 화살통 속에서
어쩌면 낙하산이 펼쳐질지 몰라
봄날 혼자 비를 맞으며 걸어가도
너무 추운 겨울 밤에는
함께 호빵을 먹자
괜찮다고 항상 씩씩하게 웃어도
잠시 슬퍼지는 날에는
푸른 영화를 보자
넓은 바다 속엔 큰 고래가 살아
정신 못 차리면 먹혀버릴지 몰라
아니 우린 벌써 뱃속에 있나봐
조금 더 따뜻한 여기가 내 집인가
봄날 혼자 비를 맞으며 걸어가도
너무 추운 겨울 밤에는
함께 호빵을 먹자
깊어가는 바다 속에 얼어붙어도
밤새 흘리던 땀방울로
손을 녹이며 걷자
아무리 배워도 자꾸 틀리는 너와 난
정말 바보아닐까
끝까지 계속 똑똑한 척을 하자
그래도 널 보면
또 어느새 난 마음이 놓여
바빠지는 여름날은 빨리 지나도
시원한 커피를 마시던
너의 웃음이 좋아
길어지는 그림자도 겁나지 않아
다시 쓰는 일기장에는
많은 얘기가 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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