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이
모락모락 김이 나는
오뎅 국물 한 모금을
생각나게 해
떡볶이 집 아줌마가 내게
젊은이 오뎅 오뎅 어땡
내게 물어보시네
그래 난 젊은이야
젊음이야 젊은이야
강남역 몸집 큰 빌딩들 틈
빼곡하게 옹기종기
서로 묶인 팔짱 낀 커플들이
같은 표정으로
똑같은 옷 쇼핑하며
기차놀이 하듯
칙칙폭폭 흘러 다니네
내 팔꿈치는 너무 가벼운데
내가 낀 장갑은 보푸라기 뿐인데
내가 유일하게 가진 건
따뜻한 손
나도 누군가의
장갑이 되어줄래
칼 바람이
모락모락 김이 나는
오뎅 국물 한 모금을
생각 나게 해
떡볶이 집 아줌마가 내게
젊은이 오뎅 오뎅 어땡
내게 물어보시네
그래 난 젊은이야
젊음이야 젊은이야
부릉 부릉 외제차 탄 왕자들이
미녀와 레스토랑에 들어가
뚜벅뚜벅 걷는 내 다리
이천원 뿐인
내 빈 지갑이 초라한데
펑펑 흰눈이 내 어깰 덮어
옷 털다 줏은
오백원을 어디에 써볼까
떡볶이 집 아줌마가 내게
젊은이 오뎅 오뎅 어땡
내게 물어보시네
그래 난 젊은이야
젊음이야 젊은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