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리
영웅열사와 절대가인 삼겨날 제 강산정기를 타고나는듸 우리 나라 호남좌도 남원부는 동으로 지리산 서으로 적성강 산수정기 어리여서 춘향이가 삼겼는듸 춘향모 퇴기로서 춘향을 처음 밸 적
중모리
꿈 가운데 어떤 선녀 이화도와 두 가지를 양손에 갈라 쥐고 하늘로 내려와 도화를 내여 주며 이 꽃을 잘 가꾸워 이화접을 붙였으면 오는 향락 좋으리라 허더니 꿈 깬 후에 잉태허여 십삭만에 딸 하나를 낳었는듸 도화는 봄 향기가 이름을 봄 춘짜와 향기 향짜 춘향이라 지었더라 일취월장 자라날 제 칠세부터 글 읽히니 총명이 출중허여 사서삼경 예기 춘추 시율풍류 침선방적 모를 것이 바이없고 인물이 비범허여 천상선녀 하강한 듯 경국지색이 분명터라
아니리
그 때에 서울 삼청동에 이한림이 계시되 명문거족이오 누대 충효대가로서 남원부사 제수허시니 도임한 지 수삭만에 백성에게 선치허사 거리거리 선정비요 곳곳마다 칭송가라 사또 자제 한 분을 만득으로 두었으되 용꿈을 꾸어 낳기로 이름을 꿈 몽짜 용 룡짜 몽룡이라 지었것다
진양
연광은 십육센티 이목이 칭수허여 천상의 도골이요 지기가 소쇄허니 인간의 적선이라 역대흥망 고금치란을 흉중에 품었는듸 부친따러 고을에 와서 책방에 공부헐 제 때 마침 오월 단오일이라 일기가 화창허니 남원 산세 구경 차로 방자를 불러 묻는구나
아니리
이애 방자야 예 내 너의 고을에 온지 수삼삭이 되었으나 놀만헌 경치를 보지 못 했으니 너의 골에 좋은 승지강산이 어디가 제일이냐 공부허신 도련님이 승지 찾아서 뭣 하실라요 네가 모르는 말이로다 천하제일명승지 도처마다 글귀로다 내 이를게 들어보아라
중중모리
기산영수별건곤 소부허유 놀고 적벽강추야월에 소자첨도 놀았고 채석강 명월야 이적선도 놀았고 등왕각 봉황대에 문장명필의 자취라 내 도한 호협사라 동원도리 편시춘 낸들이 어이 허송 헐거나 잔말을 말고 아뢰여라
아니리
도련님 처분이 정녕 그러시면 소인의 고을에 별반승지 없아오나 낱낱이 아뢰리다
중중모리
남문 밖 나가오면 광한루가 좋사옵고 오작교 영주각이 있어온듸 삼남의 제일 승지로소이다
아니리
음~ 니 말을 들어보니 광한루가 제일 좋을 듯 허구나 그러면 내 오늘 광한루 구경 갈 터이니 나귀안장 속히 지어 사또님 아르시쟎게 삼문 밖으로 대령시켜라 예
자진모리
방자 분부 들고 나귀안장을 짓는다 홍영자공 산호편 옥안금천 황금륵 청홍사 고운 글레 상모물려 덤벅 달아 앞 뒤 걸처 질끈매 충충 다래 은엽동자 호피도름이 좋다 도련님 호사헐 제 옥골선풍 고운 얼굴 분세수 정히 허고 긴 머리 곱게 따아 갑사댕기 뒤렸네 선천동우 겹 저구리 당모수 상침바지 외씨 같은 고운 발 극상세목 보선지어 남 수갑사로 대님에 진안모수 통행전 쌍문초 겹동옷 청중추막에 도북 바쳐 당 분합때 매고 갑사복건 만석당혜 나귀등에 선 듯 올라 뒤를 싸고 앉은 후 채금당선 좌르르 펄처 일광을 가리우니 할 일없는 선동이라 관도성남 너른 길 기봉하에 나는 티끌 광풍 좇아 펄펄 도화점점 붉은 꽃 보보향풍 뚝 떨어져 쌍옥계변에 네 발굽 걸음걸음이 생향이라 일담선풍 도화색 위절도 적표마가 이 걸음을 당할소냐 만선견자 수불애랴 취과양주 귤만거의 두목지 풍채로구나 호호거리고 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