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름한 저녁은 불 밝히지 않아도
아름다운 거리를 배회하는 또 다른 삶의 기운
여가를 훔쳐서 기웃거리는 고갯짓
별 떨어지는 위로 마음 묶어 보내지.
무딘 가슴 어둠에 묻어 잠들게 하려는가
그리울 땐 그리워하지….
보고 싶을 땐 보고파 하지….
어쩌자고 싸늘해진 하늘만 그리려 하는가
마음은 이미 집 떠난 지 오래건만
빗장만 걸치려 하다가 마음마저 잃으려고
후회에 지친 밤을 보내려 하는가
그리움에 낯선 이어!
슬픈 노래는 끝이 없고 아쉬운 마음은
못내 아픔만을 남기는 것을 알기에
기인 밤 주는 것에 감사할 줄 알며
스스로 게으른 그대 영혼 굳이 흔들어서라도
누군가를 그리워하자!
무언가에 그리워지자!
그를 위하여 노래를 부르며 시를 쓰자!
그것을 위하여 눈물이라도 흘리자!
그리움에 낯선 그대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