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바람이 산 노을 멀리서
길 따라 살며시 나를 감싸네
조용한 거리엔 가로등 하나둘
이 밤을 밝히면 그대가 올까요
키 작은 자전거 커다란 바구니
빙빙 돌아가는 동네 작은 책방
시간은 흘러 흘러서 아득한 추억이 되고
강물은 흘러 흘러서 저 넓은 바다 되었지만
추억은 별이 되어 작은 책에 담기고
바다는 하늘이 되어 노을로 물들이네
보랏빛 하늘이 달빛에 가득히
강 따라 조용히 나를 감싸네
조그만 촛불이 창가에 하나 둘
이 길을 밝히면 그대가 볼까요
하얀 꽃 한 아름 빠알간 머리 앤
활짝 웃음 짓는 동네 작은 책방
시간은 흘러 흘러서 어느 새 어른이 되고
세월은 흘러 흘러서 거리는 변해 버렸지만
아이의 작은 꿈은 사랑 이야기되고
친구는 내 곁에 남아 함께 손잡아 주네
동화 속 주인공 작은 소녀가 어느새 문 앞을 서성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