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텁게 펼쳐진
먹구름 아래의 세상은
무채색으로
빛이 바래져 눌어가고
눈이 부시던
이른 아침의 햇살도 이젠
서늘할뿐인걸
제일 좋아했었던
향기를 품은 꽃
한아름 가득 안아도
이젠 무거운 짐일뿐이고
매일 들었던
내 취향의 노래 모음들도
맘에 닿질 않아
꿈결처럼 아련한
행복했던 시간들
모래를 머금은듯
까슬한 기분만 남긴채
(결국 내 안 가득히
밀려들어와 일렁이던
너란 이름의 파동)
사라져버렸나
이젠 짙은 안개 그 너머처럼
흐릿해져서 전부 무뎌져버렸니?
음음
자꾸 멀어지는 나의 맘이
진심일까 그게 난 무서워
해가 저무는 언덕길
유난히 쓸쓸하게
홀로 드린 그림자
달이 떠올라 있던
그날의 공기를 기억해
잘게 떨리며
낮게 울리던 네 목소리도
좋아한다고
우리 함께 행복한 시간들
만들어가자던 - 니 말투 니표정
목이 메인 것 처럼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어
그저 고개만
끄덕이던 나의 모습에
환한미소와
안도의 표정을 지으며
기뻐 했었던 너
이젠 짙은 안개 그 너머처럼
흐릿해져서 전부 무뎌져버렸니?
음음
자꾸 멀어지는 나의 맘이
진심일까 그게 난 무서워
해가 저무는 언덕길
홀로 걷는 것 같아
네 온기는 어디에
다른 무엇도 없이
둘만으로 완전했었던
(너라는 빗방울이
멈추지 않을 장마처럼
내 맘을 간질이던)
그때의 우리는
끝이 보이지 않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