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11.02.

음악도시

그 여자...♀

그 사람이 내게 주말에 무얼 할 거냐고 묻습니다...
순간적으로 튀어나오는 "어! 정말요?" 라는 말을 간신히 참고는 약 4초 동안 그 사람의 머릿속을 헤엄쳐봅니다...
나한테 왜 그런 걸 물어보는 걸까요?
1번. 나랑 주말에 만나고 싶어서...
그러니까 나랑 만나서 밥 먹고, 영화 보고, 차 마시고, 이야기하고 싶어서...
그렇다면! 아우~ 만세죠~!
혹은 2번. 나오라면 매번 재깍재깍 나오는 내가 좀 한심해 보여서...?
즉, 넌 주말에 약속도 하나 없냐... 그런 이야기?
어~ 그러면 안되~ 어~
3번. 내가 만날 거라고 기대하고 있는 걸 눈치챘을지도 모르죠...
어~ 그럼 너무 부끄럽다~
음~ 4번. 내가 만날 거라고 기대하고 있는 걸 눈치는 챘는데 자기는 다른 약속이 있다는 말 하려는 걸까요?
그렇다면 나도 다른 약속 있다고 말을 해야 되는 건가?
아~ 그러면... 아~ 싫어싫어싫어~ 나랑 만나지~ 아~ 나 스케줄 완전히 비워놨는데...
아~ 4초의 시간이 흐르고 이제는 내가 무어라고 대답을 해야 할 시간입니다...
뭐라고 하는 게 좋을까요?
과연... 정답은 몇번일까요?

그 남자...♂

"주말에 뭐하세요?"
"네? 아직 별로..."
"그럼 저랑 만나실래요?"
남들은 다 이렇게 약속을 잡던데 왜 나는 이것도 안되나요~?
내가 주말에 뭘 할거냐 물어본지 벌써 40초는 지난 것 같은데... 그녀는 아직도 자기 입술만 물어뜯고 있습니다...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요?
1번. 좋아서 말문이 막혔다?
하지만 좋으면 자기도 모르게 대답이 툭 튀어나오지 않나요?
이건 아무래도 아닌 것 같아요...
그럼 2번. 딴 생각을 하느라 내 말을 못 들었다... 이건가...?
하긴 옆에서 보니까 그녀도 나처럼 자잘한 생각이 많긴 하더라구요~
음... 이것도 아니면 3번. 거절할 말을 찾고 있다...
아우~ 설마... 이건 아니겠죠? 내가 싫은 건 아닌 것 같거든요...
이때까지 내가 나오라고 했을 때 한번도 싫은 내색 한 적 없었고...
또, 왜 여자들은 싫은 남자 만나야 되면 꼭 다른 친구 데리고 나오고 그러잖아요~?
그런 적도 없었거든요...
음... 그럼 이건가? 4번. 선약이 있긴 있는데 그걸 취소할 수 있을까 없을까를 고민한다...
정답은 뭘까요? 이제 4분이 지난 거 같은데... 왜 아직도 대답이 없죠?
답답한데... 대답 좀 해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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