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는 떨어지고
달빛도 먼지
내 앞에는 힘겨운
살을 파고드는
뼈저린 아픔
나에게만 끝없는
가망 없는 이 길이
아예 사라지면 좋겠어
눈 감아야 겨우
버틸 수 있어
네가 다가오니까
너에게 미쳤던
시간들만이
그나마 나 같았어
무기력한 이 마음
그냥 녹아 없어졌으면
떠오르는 차오르는
오래전 기억 끄집어내
저 암흑 앞에
내던지면 쏟아내면
먼저 간 그대 날 데려가지 않을까
밤새도록 짜릿해 아침에야 잠들 때
그 어떤 이유로도 네가 싫지 않을 때
지금과는 다르게 나 자신이 예쁠 때
심지어 사는 게 견딜 만할 때
떠오르는 차오르는
오래전 기억 끄집어내
저 암흑 앞에
내던지면 쏟아내면
먼저 간 그대 날 데려가지 않을까
절벽처럼 허공처럼
여기서 그냥 끝내주기를 바랄게
무너지면 쓰러지면
적어도 다시는 길을 잃진 않을 테니
기다릴게
내 앞에는 힘겨운
나에게만 끝없는
너에게만 가고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