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동 303호

장필순

어디선가 망치질 소리는
피곤한 내 머리에다
못을 박고
난 잠에서 깨어났어
무기력한 내 신을 신고
어지러운 엘리베이터에
몸을 실어
난 거리로 밀려났어
모두 내게 속삭이지
하늘도 바람도 달리는
저기 자동차들도
모두 내게 타이르지
조금씩 조금씩 익숙해지렴
눈부시게 옷을 입고
껍질뿐인 웃음으로
고양이처럼 날렵하게
눈물 없는 가슴으로
집으로 향하는
저물어 가는 길
저만치 3층 내방에
희미한 불빛
너무도 아름다워
날 반기는 경비 아저씨
오늘은 왜 이렇게 친절하실까
눈물이 날 것 같아
눈부시게 옷을 입고
껍질뿐인 웃음으로
고양이처럼 날렵하게
눈물 없는 가슴으로
눈부시게 옷을 입고
껍질뿐인 웃음으로
고양이처럼 날렵하게
눈물 없는 가슴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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