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부터 그렇게 뿌리던 비는
아침이 됐는데도 여전히 내려
비 오면 추억 만드는 버릇이라
우산 들고 쓰래빠 신고 나간다
빗속을
일부러 물 고인 곳에 달려가서
첨벙첨벙 너에게 장난을 걸고
흠뻑 젖은 옷을 함께 말리면서
따뜻한 율무차로 몸을 녹인다
너랑 이렇게 즐겁게 놀다가도
문득 한 장의 사진 보는 것처럼
이 즐겁다는 시간은 지나겠지
쓸데없는 걱정거리
어떤 날 아침 밤새 내리던 비가
조용히 그쳤을 때 그 상쾌함을
마침 또 그날이 휴일이었다면
맑은 공기를 코에 가득 담고 싶어
밖으로
너랑 이렇게 즐겁게 놀다가도
문득 한 장의 사진 보는 것처럼
이 즐겁다는 시간은 지나겠지
맘 한구석엔 쓸데없는 걱정들
우리 이렇게 비오는 날 좋아해
비 그치면 맑아진 공기 좋아해
가끔 이렇게 잠깐 스쳐간 비는
내 일상 속의 a cup of ra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