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이형 안녕하세요
민철입니다
제가 왜 여기 오게 됐는지
궁금하다고 하셔서
선교사 말고
형이라고 생각하고
몇자 적습니다
남자한테 편지하는 건
처음입니다
저는 꿈도 없고
엄마도 없고 아빠도 없습니다
꿈이 없어요
엄마 아빠도 없어요
없는 게 없는 세상에
가진 게 없어요
나랑 하나뿐인
동생이나 할머니나
버려진 건 똑같았죠
딸랑 방이 한칸
집으로 가는 언덕길은
왠지 모르게 높았고
그렇게 높이 사는데
무지개 한 번 못 봤어
추운 겨울에 비라도 내리면
언덕은 더 날카롭게 변했어
날이 개이면 동생은 날더러
나가 놀자고 했지만
됐어 임마 형 일 가야지
4시 반 아침이 오기 전에
내 하루는 시작됐죠
미안하신 할머니는
자는 척을 했죠
말 없이 집을 나와
종종걸음을 걷는데
가로등 아래
움츠린 사내 하나가
내 이름을 부르며
내가 아버지란다
나 그런거 없으니까
사라져요 당장
그땐 너무 힘들어서
어쩔 수 없었단다
설마 혼자 남겨진
소년가장보다
힘들었을까
사라지라고 당장
이렇게 돌아왔잖아
이제 같이 살자
실갱이를 주고 받다
밀어버리고 말았어
날카로운 언덕 아래로
끝도 없이 굴러서
아버지는 영원히
사라지고 말았죠
이게 제가 여기 온
이력서입니다
나요 어디로 가죠
어디로 가는거죠
난 어디로 가나요
나요 어디로 가죠
어디로 가는거죠
난 어디로 가나요
오빠 저 희정이예요
지난 번 편지는 잘 받았어요
진짜 답장 올 줄은 몰랐는데
저 이런 얘기
아무한테나 안하거든요
근데 오빠는 저한테
꿈이 있다고
확신을 준 사람이니까
제가 어렸을 적에
아빠의 알콜중독과
폭력 늘 불행했던 우리 모녀
밤마다 터져나오는 오열
이혼이 임박했을 때쯤
일어난 교통사고
엄마는 그렇게 떠났죠 아빤 살고
아빠의 봉급은
빚쟁이의 이자보다도 못해서
난 열네살에 시작했죠
새벽신문
그러다 그만뒀죠
학생이란 신분
아빠는 한숨을 내쉬며
술만 퍼마실 뿐
아버지라는 나침반
어머니라는 지도
그런 거 저한텐 없었어요
저 앞에 펼쳐진
망망대해 그 위에 난
길 잃은 조각배
그런 저한테 정답게
손 내밀어주신 사장님의
노래방 일을 도왔어요
짧은 치마 입었어요
손님 중에 한 사람은
아빠를 닮은 아저씨였어요
그게 너무 싫어서
그 방에 불을 질렀어요
이게 제가 여기에 온
이력서예요
나요 어디로 가죠
어디로 가는거죠
난 어디로 가나요
나요 어디로 가죠
어디로 가는거죠
난 어디로 가나요
It is not the healthy
who need a doctor
but the sick
We need a doctor
Remember that I'm a member of you
Remember that I'm a friend of you
It is not the healthy
who need a doctor
but the sick
We need a doctor
Remember that I'm a member of you
Remember that I'm a friend of you
절대 아무도 혼자는 아냐
이제 같이 걷는거야
혹시 니가 넘어질 때라도
너의 무릎의 상처를
감추지 마라
막 티를 내는거야
다시 일어서 걸었다는 걸
가요 같이 걸어요
다시 일어섰다고
막 티를 내는거야
가요 같이 걸어요
다시 일어섰다고
막 티를 내는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