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가는 날 책 정리하다 예전에 껴둔 단풍잎이 떨어지네
먼지가 쌓인 낡은 사진첩엔 어린 시절의 나 이빨 다 썩었었네
생각이 나겠지 옆집 그 아이가 너무 귀여워서 벨누르고 도망갔네
재개발이 되면 집도 부술 텐데 주인 아줌마는 땅값 오른다고 좋데
가슴 아파도 떠나가야만 하네
단골 슈퍼도 문방구 누나도
가슴 아파도 떠나가야만 하네
잘들 있거라 오락실 친구들
이사가는 날 책 정리하다 예전에 껴둔 단풍잎이 떨어지네
같이 걷던 그 길 언젠간 다시 오겠지
숨바꼭질하다 어두워 갔던 하늘
못 찾겠다 꾀꼬리 어디에 숨은거니?
해는 이미 저물어서 아무것도 보이지가 않아
텅 빈 놀이터엔 푸른 별들만이 가득 모여드는데
이사가는 날 책 정리하다 예전에 껴둔 단풍잎이 떨어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