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감아 버린 이에게
이야기는 덧없이 부딪치네
차갑게 불어오는 공기
미칠 듯 타올랐던 열기를 차게 식히고
바람이 할퀴고 지나간 그 자리에
숨을 쉴 수 없었던 밤들
다시 또 참아야겠지만
홀로이 아직도 꿈속을 헤매이네
아무렇지도 않은 듯
어떻게 그러죠
소리 없는 내 비명이 안 보이나요
바람이 할퀴고 지나간 그 자리에
숨을 쉴 수 없었던 밤들
떨림이 멈출 때까지만
부은 그 자리 입맞추고 가만히 날...
05. 폭우
어두운 창 밖을
하얗게 가르는 빗물
잠시 움츠러든 얼굴
느릿하게 앞을
헤치면서 미끄러지는
버스 창을 향해
끓어오르듯 달려드는 비
모두 천천히
갈 수 밖에 없는
이 곳에서도 널 생각해
번뜩이는 번개
가슴을 졸이면서도
가야 할 길 걱정보다
난 지금 네 생각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