얌 잘 익었다 휴
원래 곤충들 위주로 먹는데
오늘은 배가 너무 고파서
어쩔 수 없었어 지나가던
새를 잡아서 구워먹었어
원래 웬만하면 새는 잡지 않아
왜냐면 내가 이 섬에서
새처럼 날아서 여길 나가면
살 수 있을것 같은 희망
그걸 주거든 혹시 내가
굶어 죽거든 내 배에서
새를 꺼내서 나무 위에다가
잘 놓아줘 분명 이 새의 어미가
기다릴 거거든 낯선 섬으로
밀려 들어온지 벌써 60일 째
나무칼도 만들고
손으로 불도 지폈지
정글의 법칙 봤던
기억을 떠올렸지
나 원시인 같애
수염도 수북하지
며칠 전 해파리한테 쏘인
다리를 칼로 째 나뭇잎으로
둘둘둘둘 말았지만 또
어제 주먹만한 벌이
그 다리를 쐈어 통증이 안가셔
그냥 쭈구려 앉아서
일기만 주구장창 쓰고 있어
나무 껍데기를 까서
종이를 만들었어
나는 여기를 탈출하고 싶다고
맨날 써 잔소리만 했던
엄마가 보고파서
출발하기 전에도 이거 챙겨가라
저거 챙겨가라 밥 잘 챙겨먹어라
아 알았다고여 엄마 신경질 내고
나왔는데 그게 마지막이었네
미안해요 엄마 그리고
내 가족들 옆에 있을때는
왜 몰랐나 이 큰 사랑을
딱 한번만 더 부르고파요
우리 엄마 이토록 보고 싶은 게
가족이었나 미안해요 엄마
그리고 내 가족들 옆에 있을때는
왜 몰랐나 이 큰 사랑을
딱 한번만 더 부르고파요
우리 엄마 이토록 보고 싶은 게
가족이었나 미안해요 엄마
그리고 내 가족들 이런 말 하기
늦었지만 내가 다시 그대 품으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두 팔 두 다리
다 내놓을 수 있어요
그럴 수만 있다면 배고파
과일 따러 나무도 못 올라
이 다친 다리로는 작은 토끼도
안 놀라 여긴 정말 아무도 없는
작은 무인도 보이는 건
파란 하늘과 조용한 파도
점점 힘이 빠져가
라면 라면 딱 하나만 먹고싶다
이래서 상상만으로
사람이 죽는거구나 어
무슨 소리지 헬기다
여기요 여기요
기적같은 일이 내게 일어났어
헬기가 헬기가 나를 데리러 왔어
꿈만 꾸던 일이 현실로 나타났어
난 진짜 살고 싶었어
친구들은 다 구조됐기를 빌면서
하루하루 버텨나갔어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미안해요 엄마 그리고 내 가족들
옆에 있을때는 왜 몰랐나
이 큰 사랑을 딱 한번만 더
부르고파요 우리 엄마
이토록 보고싶은게 가족이었나
미안해요 엄마 그리고 내 가족들
옆에 있을때는 왜 몰랐나
이 큰 사랑을 딱 한번만 더
부르고파요 우리 엄마
이토록 보고싶은게 가족이었나
미안해요 엄마 그리고 내 가족들
왜 옆에 있을때는 몰랐나
이 사랑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