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 같은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나요
어떤 누구를 사랑하는지 알고
이러는 걸까요
가까이 가선
안 되는 사람인 줄 알면서도
내가 지금 여기서
대체 뭐하는 걸까요
당신을 바라봐도
어색한 웃음 하나도
혼잣말로 중얼거리는 것도
내겐 안 돼요
오지 않을 전화기만 바라봐요
애타게 목소리라도
들었으면 하고 말이죠
언제나 당신은 뒷모습만 있네요
멀리서 맘 졸이는
바보 같은 나에요
길을 걸어도
머리속에 먹구름만 있고
뒤를 졸졸 따라오는
그리움만 있죠
당신은 사랑하는 사람과 살죠
그 옆에
당신과 너무 닮은 아이가 있죠
그 뒤에
생각도 하지 못한 내가 있죠
말 한마디
못 건네는 나라는 놈이
오늘도 역시 그대는 웃고 있죠
나 역시 오늘도
그대를 보며 맘 졸이죠
머릿속으로 생각해요
나를 위한 웃음이길
한 번이라도
나를 위한 것 이기를
언제나 그 모습이
내 발목을 잡죠
내 심장에 칼을 꽂고
숨 못 쉬게 해요
누구보다도 못한 삶을
내가 살고 있죠
말도 안 되는
사랑을 내가 하며 살죠
난 어떡하죠 어쩌면 좋죠
영화 속 이야기들이
전부 사실이었나요
어떻게 이런 일이
어떻게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나요
지금 내게
한 번이라도
당신을 안아볼 수 있다면
한 번이라도
당신 손을 잡아볼 수 있다면
당신의 손을 잡고
걸을 수 만 있다면
한번이라도 당신이
나를 불러 준다면
남들 다하는 사랑인데
난 이게 뭐죠
똑같은 사랑인데
왜 나만 틀리죠
서로 웃고 떠들어가며
사랑을 하고
사소한 말다툼에 토라지기도 해요
남들이 말하는 사랑은 그런 건데
도대체 말 한마디 못한
나는 대체 뭐죠
바보처럼 항상 뒤에선 난 오늘도
두 발에 밟힌 채로 그댈 따라가요
아무리 말을 걸어도
아무 답이 없어요
알아요 말 못하는 그림자니까요
아무리 애를 써도 먼저 앞으로
나서지도 못하고
그대가 움직여야 내가 가요
언제까지 내가 이래야 될까요
언제쯤이면
당신보다 한발 앞서 갈까요
도대체 언제쯤이면
내가 다시 돌아갈 수 있죠
당신을 알지 못했었던 그 자리로
징징거리며 매달리면
괜찮아질까요
욕이라도 실컷 들으면
조금 나아질까요
말도 안 되는 사랑이라며
당신에게
그런 충고라도
들어버리면 괜찮아질까요
행복하라고 말하고
미안하다고 말하고
사실은 이랬으니
용서하라고 할까요
매일같이 한 곳을 보는
이유가 바로
오로지 당신 때문이라고
모두 털어놓을까요
모두 다 내 탓이죠
한심한 내 탓이죠
해서는 안 될 사랑을
시작해왔네요
짧았던 시간인데 너무나 아파서
혼자 한 사랑인데 너무나 깊어서
이제는 놔야죠 그대를 놔야죠
너무나 힘들지만 더이상은 안 돼요
혹시 라는 생각을 이젠 버릴게요
뒤따르던 발걸음을 이젠 멈출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