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지난 일이지 우리,
우리 이야기는 이미
돌아오지 않을 시간,
다 지난 일이지
오래된 추억이 마치,
어제 일처럼 또렷이
내 머릿속을 가득 채워
네 모습이, 네 모습이
함께 돌보던 작은 화분과
낡은 피아노 널 기다리던 벤치와
자주 들르던 선물 가게와
널 바래다주던 그 언덕, 그 거리
너의 연락을 기다리던
그 설레던 밤과 네 목소리
미소 지으며 손 흔들어주던
기차역 너머로 수줍게 고백하던 밤
밤새 스치던 차창 밖의 풍경과
벅차도록 뛰던 어린 마음을
너와 그의 손에 낯선 반지와
비 오던 그 날의 그 언덕길에는
지워지지 않을 슬픔 하나만
남아 너와 걷던 그 거리에
다 지난 일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