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함에도 가질 수 없기에 널 보내야만 하는가
머물지 않는 바람처럼 그저 내 곁을 맴돌아
잡으려 애쓴 옷자락 그 끝을 잡아도 떠나가
나의 애원과 탄식 속에도 머물지조차도 않아
그렇담
사랑하기에 가질 수 있다는 희망을 가져야 하는가
얻을 수 없는 감정이기에 쟁취 해야만 하는가
실루엣같은 꿈을 가지고 미련과 집착 욕심과 야망
아무튼 그런 거 때문에 오늘도 이렇게 살아가
난 오늘밤 알 수 없는 불안감에 쌓이네
이 비극적인 단막극에 주연을 알기 때문에
떠오르는 붉은 태양과 지는 석양 그 사이로
한남자의 행로와 기로가 끝없이 펼쳐지네
아름다운 잿빛거리와 서울의 빌딩숲 속에서
무엇을 얻고자 싸워왔는지 나는 알지 못하네
바람이 멈춘 하늘에 대고 후 하고 바람을 부니
짙게 깔린 먹구름마저 나의 곁을 달아나
끝없이 토해내는 나의 화염같은 절규가
네 귀에 닿을 수 있다면 나는 절대 멈추지 않으리
더 크게 목놓아 부르리 멀고먼 여정을 떠나는
창공의 철새와 같이 나는 비상을 멈추지 않으리
나의 목적을 절대 이룰 수 없다고 하더라도
나의 사랑을 절대 이룰 수 없다고 하더라도
설령 그것이 비극을 만들어 낸다고 하더라도
나는 절대로 후회하지 않는 길을 택하리
뒤돌아 가는 점점 사라지는 너의 모습 보면서
그냥 말없이 내 눈엔 마지막 눈물만이
마음이 가난한 나는
기나긴 전투에 패한 패전병이다
패권이 나뉘는 다툼 속에도 사랑을 쫓는 운명이라
두 눈이 멀고 두 귀를 잃은
몽상이라는 전염병 속에
하루를 살며 그대의 손길을 구걸하는 각설이
난 외톨이 쓸쓸히 홀로 걷는 이 거리에서
무릎을 꿇린 부조리와 맞서 싸우는 것이
남자의 길이라 여기며 다시 오늘 이 밤을 보내나
그건 두려움 때문에 용기를 과장한 헛소리
그래 거짓나부랭이 같은 거짓된 삶의 가치 속에
진실을 논한다는 것이 그 자체가 무리
아무리 눈을 떠 바라보아도 보이지 않는 진리
회색빌딩 건물들 사이로 사라져버린 진실
나의 목적을 절대 이룰 수 없다고 하더라도
나의 사랑을 절대 이룰 수 없다고 하더라도
설령 그것이 비극을 만들어 낸다고 하더라도
나는 절대로 후회하지 않는 길을 택하리
뒤돌아 가는 점점 사라지는 너의 모습 보면서
그냥 말없이 내 눈엔 마지막 눈물만이
좋은 기억들 조금씩 천천히 잊혀지게 될 거야
이젠 내 생각 네 삶 속에 남지 않게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