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긴 상행선의 끝
누군가에게는 꿈
누군가에겐 어둠인 도시
분주히 움직이는 곳
지금 난 그 장면들 앞에 서 있어
귓가에 익숙하지 않은 말투들
끝이 올라가네
다짐에 한숨을 쉬곤
조만간에 해 보일 거라고 했지
전화할게 Good bye
조금만 기다려 봐
누군 한 번에 왔을 곳
7년을 돌아왔네
내 고향보다 작은 곳은
이미 포화상태
잠깐이라도 삐끗하는
순간 뒤처지고
넘어지기라도 하면
일어서는 것이 기적이고
낮보다 밤이 밝아
거리마다 켜진 빨간 네온사인
낯설기만 한 여기 앉아
에워싸인 내가 아닌
그 누구들을 보며 짓고 있어
단지 부러운 표정
난 딱 여기만큼
올 운명이었나 보지 뭐
촌놈 새끼 서울 땅 밟은 것 자체도
값어치론 나쁘진 않았어
그만 하자 그래 그만 할까
내가 있었던 곳 돌아갈까
나에 대한 혐오와 불신 향수병
뒤섞인 이불이 날 덮을 때마다
더 구겨지는 얼굴이 역겨워서
억지로 또 잠에 들고 깨길 반복해
어느 늦은 밤 문득 거울을 볼 때
난 없었지 온통 내가 싫어했던
모습 뿐 패잔병의 꼴
오직 죽기만을 기다리는 썩은 눈
똑바로 볼 수 없었지 나를
다른 날보다 더 긴 하루
잠에 들지도 못해 지금 뭐 해
그리고 쓴 한 줄
몇 번의 알람을 그냥 껐는지
몰라 악몽을 꿨는지
왜 이렇게 일어날 수 없는지
이미 지나간 시간만 보는지
이젠 일어나야 될 시간이야
5분만 더란 말 하지 마
넌 지금도 지각이야
너를 봐 넌 그저
니 나태함에 지친 것일 뿐
난 왜 안 돼 라 절망할 자격 없어
너는 진짜로 한 적 없어
다시 처음부터 일단 넘어가
니 방 문턱 그리고
현관에서 바깥으로
아마 달려야 될 거야 신발끈 묶어
숨이 가쁘고 다리에 힘이 풀려도
멈추지 마
혹시나 가파른 곳에
다다르더라도 땜에
앞을 더 바라볼 수 없다 해도
움직여야지 의식을 잡아둬
넌 여기에 내려가려
올라온 게 아니니까
서둘러 다들 기다리니까
여긴 상행선의 끝
누군가에게는 꿈
누군가에겐 어둠인 도시
분주히 움직이는 곳
지금 난 그 장면들 앞에 서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