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하면 곧바로 눈을 감아
아니 취할 때까진 안 말아
아니 애초에 한 가지 색을 담아
아니 애초에 한 가지 독을 알아
아니 사실은 꿈꾸고 싶지 않아
머리 닿으며는 두 번은 깨고 싶지 않아
아니 사실은 눈뜨고 싶지 않아
고민하는 모든 일을 고민하고 싶지 않아
아니 만약이라는 말이 있다면
한번은 사과를 하고
돌아가는 길에 너를 본다면
가벼이 용서를 하고
토막 난 회로가 허락하는 대로 닿은 감각
깨어나기 전에 적어둬
여전히 다음날까지 남은 알콜
적당히 핑계로 삼아
음 내가 되고 싶은 나는 내가 아니지만
내가 아닌 나도 내가 아니지
내가 되고 싶은 나로 변해가는 건
내가 되는 건지 내가 아닌지
내가 나로 했던 말이나 또 하곤 했던
모든 일들의 잔상을 따라가
순간들이 엉겨 붙어 불어나는 속도에
적응하지 못하고 나는 어지러움 속에
취하면 곧바로 눈을 감아 얌전히 잠이 오기만을 바라
답이 없다면 답을 하고 싶지 않은 것뿐
도망가는 것이 아냐
지나고 난 다음에는 희미하게 번져
나뉘지 않은 물음들을 던져
못나지 않은 건 모나지 않은 건지
거울 속을 가만히 들여다봐
취하면 곧바로 눈을 감아 얌전히
잠이 오기만을 바라
답이 없다면 답을 하고 싶지 않은 것뿐
도망가는 것이 아냐
지나고 난 다음에는 희미하게 번져
나뉘지 않은 물음들을 던져
못나지 않은 건 모나지 않은 건지
거울 속을 가만히 들여다
견딜 수 있을 만큼의 현실
나머지는 마시고 견딜 수 있을 만큼의 현실만
나머지는 다 뒤로 견딜 수 없는 것들은 다 뒤로
멈출 수 없는 시간을 마시고
남은 건 다만 기억 조각난 선에 닿아
벌어지면서 풍기는 악취
등 뒤로 닿지 바닥 아니면 가끔은 푹신한 아침
오늘 아니면 다시는 보지 않을 것
같은 얼굴 앞에 더 간단히 풀리는 마취
아니면 누가 그 앞이든 사실은
상관하지 않는 척 숨을 들이마시다가
아직은 다 아물지 않은 할큄 자국이 남아 따가운 살 위
실은 다 지나가 아무 일도 아니라고 할 날을 기다리고
실은 다시는 누가 하는 말이든 고막까지 닿지는 말고
실은 나 따윈 아무도 만지려 하지 않아달라는 부탁이고
실은 나까진 아무런 결말 없이 안아달라는 걸까
취하면 곧바로 눈을 감아
얌전히 잠이 오기만을 바라
답이 없다면 답을 하고 싶지
않은 것뿐 도망가는 것이 아냐
지나고 난 다음에는 희미하게 번져
나뉘지 않은 물음들을 던져
못나지 않은 건 모나지 않은 건지
거울 속을 가만히 들여다봐
취하면 곧바로 눈을 감아
아니 취할 때까진 안 말아
아니 애초에 한 가지 색을 담아
아니 애초에 한 가지 독을 알아
아니 사실은 꿈꾸고 싶지 않아
머리 닿으며는 두 번은 깨고 싶지 않아
아니 사실은 눈뜨고 싶지 않아
고민하는 모든 일을 고민하고 싶지 않아
음 모든 일을 고민하고 싶지 않아
아니 모든 일이 가리키는 건 하나
답이 없다면 답을 하고 싶지 않은 것뿐
답을 하고 싶지 않은 것뿐
답을 하고 싶은 하나
내가 마시는 들숨 속에 타는
달콤함 잃어버린 가벼움
누군가는 너의 손을 목 아래 얹고
숨마다 손바닥이 낙하하는 꿈
답을 하고 싶은 하나 아무것도 아냐
그냥 아무것도 아니지 보이지 않으면 말야
그 당연함은 죽고
시간들이 만들었던 불완전한 웃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