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Feb, 1998 (Aqua Di Gio)
Xpiano
앨범 : Xpiano
작곡 : Xpiano
편곡 : Xpiano
상쾌하고 시원한 바다바람의 향기를 담은 듯한 그리고 비오는 날에 더 잘 어울릴 것 같은 조금은 가볍게 느껴지는 향기.
언젠가 군대에 있을 때, 그 애가 편지에 아쿼 디 지오를 살짝 떨어뜨려 보낸 적이있다.
시계도 찰 수 없었고, TV라든지 라디오는 더더욱 접근할 수 없었던 3개월간의 해병대 장교훈련기간동안 오직 바깥세상을 향한 나의 문은 편지지 속에 담겨있던 `아쿼 디 지오`의 향기였다. 그 향기 속에는 박지윤의 `하늘색 꿈`이 -그 때 유행했던- 거리마다 흐르던 신촌, 안암동 그리고 대학로 마로니에의 행복한 거리 속의 우리가 담겨있었다. 내게 있어 아쿼 디 지오는 발랄함과 순수함이다. 탑 노트의 첫 느낌이 너무나 깨끗한... 애써 검정색 팬츠 슈트를 입은 캐리어 우먼의 도시적 향기를 내려는 향수라기 보다는 4월의 활기찬 캠퍼스에서 잘 어울릴 것만 같은 그런 향수라고 할까?
그 애와 헤어진지 3년이 지난 후…, 지오를 뿌린 많은 사람들을 보았지만, 그 상큼하고 내츄럴한 향기가 어울리는 사람은 그 애 한 명 뿐이었던 것 같다. `낯선 사람에게서 그녀의 향기를 느꼈다`란 광고카피도 있지만 낯선 사람은 그저 낯선 사람일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도 가끔 지오의 향기가 느껴질 때는 언제나 휴식같던 그 애의 Aqua Di Gio 향기 가득하던 그 애와 그 방이 생각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