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중견수 역사를 새로 썼지만 황금장갑은 품에 넣지 못했다. 멜 로하스 주니어(28·KT 위즈)는 또 한 번 고개를 떨궜다.
로하스는 10일 열린 2018 골든글러브 시상식 외야수 부문에서 87표를 획득했다. 외야수 전체 7위였다. 성적을 생각하면 이해가 되지 않는다. 로하스는 역대 중견수 최초로 40홈런 고지를 넘어섰다. 아울러 외인 세 번째로 타율 3할·40홈런·100타점·100득점 고지를 돌파했다. 11년 만에 외인 전 경기 출장 기록은 덤이었다. 외야수를 넘어 올 시즌 최고의 외인으로 꼽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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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에게 2018년은 유달리 상처가 많은 해다. 창단 첫 탈꼴찌에 성공했지만 얻은 것보다 그렇지 못한 것이 더 많다. 로하스의 골든글러브 수상 실패는 단지 마무리에 불과할 정도다.
고영표(27)의 2018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국가대표팀 탈락이 시작이었다. 고영표는 엔트리 발표 시점인 6월 11일 기준으로 13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 7회를 기록했다. 완투승도 두 차례가 있었다. 승운이 따르지 않아 3승7패에 머물렀지만, 지난해부터 이어진 ‘토종 에이스’ 모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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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고영표를 비롯한 KT 선수들의 이름은 최종 엔트리에 없었다. 10개 구단 중 국가대표가 없던 팀은 KT뿐이었다. 비록 대체선수로 황재균(31)이 발탁됐지만, 상처는 짙었다. 선수단도 당시 화를 숨기지 못했다. 결국 고영표는 이듬해 사회복무요원 입대를 앞두고 있다.
이외에도 7월 21경기에서 타율 0.434, 9홈런, 22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307을 기록했던 로하스가 월간 MVP를 못 받은 사례도 있다. KBO는 당시 투표방식의 문제점을 인정하고 개선을 약속했다. 하지만 로하스의 월간 MVP는 돌아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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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관계자는 “여러 아쉬움이 많지만 결국 우리 잘못 아니겠나. 성적이 부진한 탓에 우리가 많은 주목을 못 받았다”며 자책했다. 하지만 성적이 나쁘다고 권리를 누려선 안 되는 것도 아니다. 어엿한 KBO 회원사 중 하나이지만 KT가 누리는 권리는 10분의 1에 못 미치는 모양새다.
로하스는 정규시즌 최종전 직후 골든글러브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월간 MVP를 놓쳤을 때도 “그럼 골든글러브를 받으면 된다”는 너스레를 떨었던 그다. 하지만 로하스의 목표는 이뤄지지 못했다. 과연 로하스는 이듬해 골든글러브에 재도전 할 수 있을까. 가능성은 반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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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하스는 11일(한국시간) 미국 현지에서 진행 중인 윈터미팅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자체가 ‘메이저리그 도전 선언’은 아니지만, 여전히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로하스 잔류를 최우선 과제로 삼은 KT도 꾸준히 교감하고 있지만 결정된 것은 없다.
아직 젊은 나이인 데다 메이저리그 도전을 포기하지 않았기에 KT도 마냥 낙관할 수만은 없다. 그의 아버지 멜 로하스는 메이저리그 525경기에서 126세이브를 거둔 특급 투수다. 삼촌인 모이제스 알루 역시 메이저리그 332홈런 타자다. 정상의 위치에 서 봤고 부와 명예를 얻었다.때문에 로하스에게 돈은 큰 문제가 아니다. 일부 선수들이 수사처럼 말하는 ‘현실적인 조건보다 꿈을 좇는다’는 말이 로하스에게는 사실인 셈이다. 메이저리그 보장계약이 아니라면 KT 잔류가 더 많은 돈을 받을 수 있겠지만, 이 부분이 로하스에게 크게 다가오지 않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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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받은 KT가 현시점에서 가장 바라는 것은 로하스의 2019시즌 골든글러브 수상이다. 이를 위해서는 재계약 성사가 기본이며 로하스가 2019시즌에도 빼어난 활약을 펼쳐야 한다는 전제가 필수다. 거기에 KT가 외면 받는 분위기까지 사라져야 한다.